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아프가니스탄 한국 지방재건팀(PRT)의 파견지역으로 "파르완주(州)가 가장 유력하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정부 청사에서 가진 내 · 외신 정례브리핑에서 "파병동의안에 대한 국회 동의 절차 등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3~4월에는 PRT 요원 및 보호병력 파견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부지선정은 정부의 결정이 나더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법적 협의와 부지 확보 및 시설 공사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연내에 파병동의안 국회제출은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정부는 사실상 파르완주를 PRT 설치지역으로 정하고 관련 사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 3월 늦어도 지방선거가 있는 6월 이전에는 추가 파견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용준 외교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최종문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정연봉 국방부 국제정책 차장 등 외교부,국방부,경찰청 등 15명의 정부합동실사단을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실사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카불에서 아프간의 스판타 외교장관과 와르닥 국방장관,포팔 지방행정위원회 위원장(장관) 및 만갈 내무부 차관 등을 차례로 면담했다. 또 스탠리 맥크리스탈 국제안보지원군(ISAF) 사령관 및 실무진과 면담하고 우리 PRT의 역할 범위 및 이를 위한 NATO-ISAF 측과 관계설정 문제 등을 협의했다.

정부가 PRT 설치지역으로 검토 중인 파르완주에는 현재 미국 PRT가 운용되고 있으며 미군 바그람 기지가 있다. 정부는 당초 다른 나라의 PRT가 없는 님로스,다이쿤디,카피사 등 3개 주를 설치지역으로 검토했으나 테러 위험 등이 매우 높아 상대적으로 안전한 파르완주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사 시 가까이 위치한 바그람 기지의 미군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기지 내 한국 병원과 연계 운영이 수월하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악조건은 산재해 있다. 일단 탈레반과 알 카에다 등과 같은 세계 최대의 무장 테러 세력의 공세가 심해지면서 각국 PRT 관계자 및 보호 병력의 사상자가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날 카피사주의 경우 탈레반의 테러행위가 빈발,설치지역에서 제외했다고 밝혔으나 카피사주 바로 서쪽에 파르완주가 접해 있다. 기후,지형,질병 등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아프간은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보호병력 파병이 유력시되는 시기인 3~4월에는 폭우가 빈번하고 고온다습하다. 특히 모래폭풍은 평균 초당 14~17m의 강풍을 동반,1.6㎞앞을 볼 수 없다. 각종 호흡기 질병 등은 물론 작전을 수행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함께 아프간은 국토의 75%가 산악지형이며 대부분 암석과 사막지대로 형성,미확인 지뢰 지대가 많아 PRT 활동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