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 들어서면서 2010년 원자재 가격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금은 온스당 1200달러를 돌파하고, 원유 가격도 배럴당 85달러를 웃돌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 금 가격 강세 지속 전망

알란 피츠제랄드(Alan Fitzgerald) ATM 연구원은 17일 이트레이드증권이 주최한 2010 글로벌 원자재 시장 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2010년 금 가격이 현재의 강세를 유지하며 온스 당 12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MT(Amalgamated Metal Trading Limited)는 런던금속거래소(LME) 회원사이며 런던금속시장협회 정회원이기도하다.

그는 "금 ETF(상장지수펀드)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주요 국가 중앙은행의 금 매각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최근 대두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헷지(Hedge) 증가로 내년에도 금 가격은 고공행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철금속 가격은 수급이 다소 안정적이어서 급등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재와 자동차, 건설업에서 수요가 줄면서 주요 비철금속 가격이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중국 매수세 감소에 따라 런던금속거래소 주요 비철금속 재고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
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재고가 금융 거래에 의해 당분간 가용성이 희박해 실질적인 수급상황은 우려할만한 초과 공급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 옥수수·밀 등 농산물 가격은 '안정적'

미국 원자재 전문 중개기관인 오브라이언(R. J. O’Brien)의 케빈 리스버그(Kevin Riesberg) 연구원은 “옥수수는 2010년 에탄올 섹터의 회복과 하반기 축산물 시장의 회복세가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010년 중국 정부의 옥수수 생산량 증대 계획에 따라 대량 수입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달러 약세 지속과 남미 주요 생산국들과의 경쟁 감소가 당분간 미국 옥수수 수출에도 호의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내년 12월 인도 옥수수 가격은 부셸(bushel) 당 3.60~3.80달러 수준에서 강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두는 "옥수수와 같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남미 생산국들의 공급 약화로 인해 가격에서의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2010년 대두 가격은 부셸 당 8.0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여지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밀은 세계 수요 저하로 올해 미국의 밀 재고량이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요인으로 내년 밀 가격은 4.50~5.00달러로 예상했다.

◆ 원유 강세 지속 전망

원유는 글로벌 수요 감소분 만큼 공급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임세훈 바클레이스 캐피탈(Barclays Capital) 서울지점 이사는 "내년에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국가들의 원유 수요는 전년에 비해 저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에너지 생산국가들의 에너지 공급 역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베럴 당 75달러 이하에서는 주요 생산국이 원유생산에 특별히 매력을 못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원유 ETF 거래량 증가와 주요 투기세력의 원유 선물에서의 꾸준한 매수세 유지, 선진국들의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2010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배럴 당 85달러, 북해산 브랜트유(Brent)는 배럴당 84달러까지 상승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이사는 "2010년 이후에도 원유 가격은 꾸준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는 2015년은 다시금 서부텍사스산 중질유의 경우 배럴 당 137달러, 북해산 브랜트유는 135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