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부랴부랴 두꺼운 겨울 옷을 꺼내입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스타일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입을 만한 옷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칙칙하고 유행이 지난 겨울 옷을 뒤로 한 채 최신 유행의 아이템을 찾아 쇼핑에 나서는 패셔니스타들을 위해 전문가들이 꼽은 올 겨울 유행할 패션 아이템을 소개한다.

◆남성은 '웜비즈'

남성들은 겨울철 가볍고 따뜻한 '웜비즈룩'에 주목하자. 웜비즈(Warm biz)란 편하면서도 따뜻하고 멋있게 입을 수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난방온도를 높이는 대신 옷을 겹쳐 입어 효율적으로 체감온도를 유지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00% 캐시미어 블레이저(더블 재킷)가 가장 주목 받고 있고,트렌치 코트의 디자인이 가미된 울 코트,스포티한 다운류가 웜비즈의 인기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이현정 갤럭시 디자인실장은 "웜비즈에서는 보온성이 뛰어난 아우터 선택이 중요하며,가볍고 따뜻한 소재와 디자인이 활용도가 높은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비즈니스 캐주얼의 핵심인 재킷은 울 · 캐시미어 · 실크 등 따뜻한 천연소재가 무난하며,은은한 광택이나 약간의 기모(털을 세움) 처리로 외관도 따뜻해 보이는 디자인이 많아졌다. 이번 시즌에는 소재의 고급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웜비즈가 강조되면서 예전에 흔치 않았던 캐시미어 100% 수트도 늘어난 추세다. 보온성뿐 아니라 캐시미어의 고급스러움을 찾는 남성들을 위해 수트는 물론 재킷,코트,니트 등 다양한 캐시미어 상품이 출시됐다.

착용감이 가볍고 보온성이 있는 실용적인 스타일이 주목 받으면서 다운류도 인기다. 가벼울 뿐 아니라 컬러도 다양해져 주말 레저용으로 적합하다.

체형을 포근하게 감싸는 착용감이 특징인 '로가디스 허그 다운'(Hug Dowb)이 대표적. 밝은 톤의 집업 스웨터와 클래식한 면 체크 셔츠를 매치하고,부드러운 빈티지 데님이나 코듀로이(속칭 골덴) 바지를 입으면 멋스럽다. 이와 함께 퀼팅 재킷도 유행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새로운 웜비즈 착장법으로 각광받으며 목 폴라 티셔츠,머플러와 함께 면바지와 코디하면 캐주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성은 '모던 클래식'

올 겨울 여성들은 클래식 감성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모던 클래식' 스타일이 유행할 전망이다. 김은정 쿠아 디자인실장은 "80년대 복고풍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매니시한 느낌의 수트 재킷형 코트,어깨 부분을 강조한 라글란 소매 모직코트에 벨트로 강조한 스타일은 올 겨울 패셔니스타의 멋을 한껏 살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겨울 코트의 경우 길이는 무릎 위 또는 재킷 길이가,칼라는 목 부분을 세워 세련된 느낌을 강조한 스탠드형이나 테일러드형이 세련된 느낌을 연출한다. 이와 함께 올 겨울 여성들의 패션은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풍성한 패션으로 퍼 베스트(조끼)나 모피 블루종(점퍼형 재킷) 등 모피 아이템과 롱 니트,패딩 점퍼가 필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겨울에 이어 올해에도 조끼 형태의 퍼 베스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롱 니트는 요즘처럼 변덕스러운 날씨에 간편하면서도 보온성 있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이번 시즌 소재와 디자인에서 다양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넉넉하게 떨어지는 롱 니트가 히트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겉옷으로 입을 수 있는 롱 니트 카디건,롱 니트 조끼,원피스로 활용 가능한 긴 스웨터 스타일 등이 패션매장을 채우고 있다. 원색보다는 브라운,아이보리 등 내추럴한 컬러가 주류를 이루며 오렌지,그린,블루,바이올렛 등 밝은 컬러도 톤이 한층 낮아져 차분한 이미지를 풍긴다.

'속을 채워넣다'라는 의미의 패딩은 거위 · 오리 솜털인 다운이나 합성 솜 등을 채워 퀼팅(누빔 · quilting)한 의류. 최근 들어서는 스티치의 모양이 하트나 라운드 · 사선 · 물결 패턴 등으로 다양해졌고,디자인 역시 초기 단순한 박스형 점퍼 스타일에서 롱코트 · 재킷 · 하프 코트 · 베스트 등 디자인도 많아졌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