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내 증시는 박스권 내 제한적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고, 중국 위안화 절상에 대한 국제 사회의 강도 높은 압박 등 대형 이슈들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3조원대로 주저앉았던 거래대금이 전날 4조원대를 회복하면서 증시 체력이 보강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미국 증시는 경기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상승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 수혜주에 대한 관심을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쉽게 물러날 시장 상황이 아니라며 주가 조정시 기존 주도주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의 비중확대를 권고하고 나섰다.

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원자재주 강세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7일(현지시간) 전날보다 30.46포인트(0.29%) 오른 10437.42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도 1.01포인트(0.09%) 상승한 1110.31을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5.93포인트(0.27%) 오른 2203.7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지난달 산업생산이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소식에 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의 상승으로 장 막판 관련주에 매수세가 유입돼 지수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우리투자證 "글로벌 투자자금, 위안화 절상에 베팅 중"

우리투자증권은 글로벌 투자자금이 위안화 절상에 배팅중이라며 국내 증시에서도 수혜주에 대해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위안화 절상 국면에서 나타났던 현상들이 최근 들어 다시 재현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2005년 7월 위안화 절상 당시 해외 투자자금 유입으로 중국증시가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고, 달러화 약세는 심화됐으며,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내수주들의 성과가 두드러진 반면 수출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었다.

그런데 최근에도 상해B지수 강세, 달러 약세 등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절상여부 자체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미 글로벌 투자자금은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배팅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 7월 위안화 절상 당시에 비해 세계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위상이 눈에 띄게 강화됐다"며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절상이 이루어질 경우 중국 구매력 강화에 따른 중국 내수시장의 팽창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이에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과 원화 강세에 따른 수혜주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권에 두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 미래에셋證 "쉽게 물러날 시장 아니다…주도株 비중확대"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시장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지만 쉽게 물러날 상황은 아니라며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주도주 중심의 비중확대 전략을 주문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 판단이 어려울수록 단순하게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막연한 기대감에 도취될 필요는 없지만 비관론에 사로잡혀 있을 필요도 없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주가 조정 시 주도주(IT, 자동차)중심의 비중확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방법으로 현재 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다우이론'(Dow Theor)을 적용해 보면 현재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우이론에 의하면 다우존스산업평균(다우지수)과 다우운송지수가 동시에 전고점을 넘어설 때 강세장의 신호로, 반대의 경우 약세장의 신호로 해석된다"면서 "다우지수와 다우운송지수가 동반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경기와 물류가 동시에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1980년 이후 다우지수와 다우운송지수가 전고점을 동시에 돌파하는 시기 이후의 주가 흐름을 보면 총 12번 중 10번 상승했고 평균 주가 상승률(3개월, 다우지수기준)은 7.8%를 기록했다는 것.

이 연구원은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다우지수가 전고점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고, 전고점을 눈 앞 둔 다우운송지수가 이를 돌파해 낸다면 강세장의 신호가 완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건은 다우운송지수의 전고점 돌파 가능성과 국내 증시와의 상관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1980년 이후 다우지수와 다우운송지수가 전고점을 동시에 돌파하는 시기 이후의 국내 증시는 총 12번 중 9번 상승했고, 평균주가 상승률(3개월, 코스피 기준)도 9%를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신영證 "수출株 단기 접근 유효"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의 '비동조화현상'(디커플링) 심화 배경이 이익모멘텀과 유동성 효과 감소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신영증권은 미국과 한국 증시의 디커플링에는 국내 기업들의 이익모멘텀 둔화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미국은 금융이 지고 제조업이 부활하는 반면 한국은 수출주보다 내수주의 이익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증시는 연중 최고점에 위치하고 있는 반면 한국증시는 외국인들의 매수강도 둔화로 이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의 이익모멘텀이 현재 절대적인 수준에서 좋지만 이미 정점을 통과했기 때문에 선진국보다는 이익측면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반면 미국은 정점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달러 캐리 트레이드(Carry-Trade) 매력이 약해지고 있는 점도 디커플링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점차 엔화를 대신한 달러캐리 자금의 만기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이벤트는 당장 우려할 사안은 아니지만 어차피 겪어야 하고, 제 2차 경기부양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않는 이상 유동성 효과는 점차 제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이러한 증시 상황 속에서 내수주 위주의 투자전략과 함께 수출주에 대한 단기적 접근도 유효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한국은 은행, 금속광물(철강금속) 업종의 양호한 이익모멘텀으로 현재 이익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은 은행 및 증권 업종이 이익모멘텀 증가에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최근 한국이 수출주 위주로 이익모멘텀이 약해지고 내수주 위주로 이익모멘텀이 강화되는 반면 미국기업 이익은 금융권 몰락과 제조업의 부활이 동시에 일어나는 듯 하다"고 말했다.

변함없어 보이는 시장 속에서 조용히 이익모멘텀의 바통을 넘기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는 "이익모멘텀이 양호하고 중국위안화 절상의 수혜를 동시에 받는 선별된 내수주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주가 하락할 것이란 얘기는 아니다"면서 "국내증시의 상승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수출주, 그 중에서도 반도체나 전자 업종은 미국 연말소비에 대한 수혜나 현재로서 지나친 저평가라는 두 가지 매력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어 단기적인 관심이 유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