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가 발전해야 KT도 성장할 수 있다. 협력사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은 KT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다. "

이석채 KT 회장은 올해 취임 후 중소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컨버전스(융합) 시대에 KT의 경쟁 상대는 개별 회사가 아니라 큰 그룹들인 만큼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협력사와의 결속력을 키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KT는 중소협력사와 상생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신성장 사업을 공동 발굴해 궁극적으로 협력사,고객,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IT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상생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업윤리에 기반한 협력관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구매제도 개선 등 상생협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KT는 지난 6월 상생협력 방안을 발표한 후 최저가낙찰제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일물복수가 제도와 함께 목표가격을 결정할 때 덤핑입찰을 배제하는 입찰가제한제를 적용하고 있다. 정보통신공사 분야 협력사도 직영공사가 가능한 우량업체 위주로 재편하기로 했다. 페이퍼컴퍼니나 영세업체의 공사수주와 하도급 폐해를 막기 위해서다. 현재 484개인 정보통신공사 협력사를 내년 1월까지 308개,2011년 말까지는 절반 수준인 240개로 축소할 계획이다. '옥석 가리기'를 통해 남겨진 협력사들은 연 평균 20억원 이상의 수주 물량을 보장받아 품질혁신과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KT는 예상했다. 시공품질 점수 등 평가항목을 100% 계량화하는 등 협력사 평가 및 선정시스템도 정비했다.

KT는 온라인 콘텐츠 장터인 '쇼 앱스토어',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등과 같은 개방형 비즈니스모델 중심의 컨버전스 사업을 협력사와 함께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벤처산업협회,한국여성벤처협회 등과 간담회를 열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우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특허기술이전 71건,라이선싱 14건 등 총 85건의 기술에 대해 저렴한 로열티로 중소벤처기업에 사용권을 줬다.

IT 중소기업과의 혁신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대기업 · 중소벤처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하는 'IT CEO 포럼'도 열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소상공인들에게 무료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는 '로컬스토리(LocalStory.kr)'사업도 시작했다. IT 전문가로 구성된 KT IT서포터즈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직원교육 문제를 도와주기 위해 중소상공인에 대한 IT 교육과 컨설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석채 회장은 "구글이 '상생 에코 시스템'이라는 파트너 전략을 통해 세계 최고기업으로 우뚝 선 것처럼 상생협력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필수 경영전략이자 산업 간 양극화를 해소하고 동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며 "KT가 성장함에 있어 협력업체는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