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창업한 모아기술(대표 정대호 · 36)은 잇단 시제품 개발 실패와 자금난 등으로 수차례 도산 직전 상황에 내몰렸다. 이 회사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정부의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에 참여해 사업컨설팅을 받고 시제품 개발을 위한 3000만원의 긴급자금을 지원받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모아기술은 현재 아연도금 강판의 표면처리용액 양산시스템을 구축,자동차 협력업체들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0억여원.정대호 대표는 "앞으로 마그네슘 표면처리 분야까지 진출해 3년 안에 연매출 60억원대의 종합엔지니어링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기술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이 올해 도입한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중기청은 이 사업에 참여한 1452명 중 655명이 창업함에 따라 총 1993개의 일자리가 생겨났으며 올해 예상 매출액도 84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18일 발표했다. 이 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예비창업자들을 전문 인력 파견 및 장비 무료 대여,종합컨설팅,상품화 제작비 지원(총 비용의 70% 이내,3500만원 한도) 등을 통해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중기청은 이날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기술창업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개최하고,정 대표 등 21명을 우수창업자로 뽑아 시상했다. 선정 기준은 고용 효과와 매출 증가를 비롯해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이다. 정 대표는 올해 기술창업부문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뽑혀 중소기업청장상 대상을 받았다.

또 서울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훈 엘에이치에스지 대표(35)는 실험실 창업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엘에이치에스지는 '클라우딩 컴퓨팅'기술을 개발,올해 1억5000만원의 수출성과를 포함해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클라우딩컴퓨팅'은 다양한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를 컴퓨터 저장장치에 담지 않고 웹 공간에서 마음대로 빌려 쓸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컴퓨터 환경을 실현시키는 기술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기술창업 육성사업이 도입 첫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냄에 따라 내년부터 사업 규모와 지원 내용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기청은 내년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 예산(494억원)을 확정하고,창업기업당 지원한도도 현재 3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은 오는 12월 말 공고될 예정이며,중소기업청 홈페이지(www.smba.go.kr)나 창업진흥원 홈페이지(www.iked.or.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