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길에 400명의 대규모 수행 인원이 함께했다. 그 중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단연 관심을 끈다. 캠벨 차관보는 지난 9월 뉴욕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북핵 해법으로 제시한 '그랜드 바겐(일괄 타결)' 구상안에 대해 "솔직히 모르겠다(Actually,to be perfectly honest,I was not aware of that)"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귀국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를 겨냥,"미국의 '아무개'가 모르겠다고 하면 어떠냐"고 언급하면서 한 · 미가 북핵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수전 라이스 주유엔 미국대사와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도 눈에 띈다. 라이스 대사는 행정부 외교전략의 이론적 토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자문역을 맡고 있다. 그는 구체적인 북핵 포기 조치를 위한 한국 정부의 '그랜드 바겐' 대북 협상 방식이 미국 측의 '포괄적 합의'와 비슷하다고 말한 바 있다. 베이더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행정부에 몇 안 되는 한국통으로,이번 방한에서 북핵 문제뿐 아니라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정부 관계자들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다른 외교 스케줄이 겹쳐 이번 방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