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와 경제를 양축으로 오랫동안 우호관계를 다져온 한국과 미국이 미래형 동맹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해나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오늘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서울 정상회담이 이 과제에 대한 장기 비전과 실행 프로그램을 모색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금 한국의 안보실상에서부터 경제발전상까지 모두 보여주기엔 방한 일정이 짧지만 그런 만큼 오늘 회담이 의미있고 내실있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

양국 정상은 무엇보다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부터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6자회담의 조기 복구,핵포기시 양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지원원칙도 재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안보 현안에서도 양국간 실무 전문가들의 논의를 바탕으로 건설적인 합의가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이번 회담에서 우리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가장 주목할 의제는 경제협력 방안이고,구체적으로는 2년 반째 답보상태인 한 · 미FTA가 될 것이다. 한 · 미FTA의 비준 발효가 상호 경제발전에 꼭 필요하며,동맹관계를 한층 돈독히 할 계기도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수없는 연구와 토론이 있어왔다. 어제 전경련 무협 대한상의 기업중앙회 은행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국회로 여야 원대대표를 나란히 방문해 한 · 미FTA 조기 비준을 촉구한 것이나,여야 지도부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며 북핵과 더불어 FTA 해결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 모두가 이런 국내 여론과 양국의 다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

따라서 오늘 회담에서는 FTA 조기 비준에 대한 의지가 좀더 명확히 천명되기 바란다. 양국 입법부의 비준절차 마무리 시기 등 목표시한까지 논의될 수 있다면 더욱 바람직하다. FTA가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는 결코 한국만의 손해가 아니다. 미국에서도 이해당사자의 90%이상이 지지하고,최근 하원 88명이 비준절차를 촉구한데다,미 상의 조사결과 비준 지연시 400억달러의 손실도 생긴다는 것이 바로 한 · 미FTA다. 동맹국간 신뢰 문제는 물론 이보다 더 심각한 차원이다. 막연한 '원칙확인'이나 '노력다짐' 이상의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