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

내년에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 열풍이 거셀 것 같습니다. 모토로라의 야심작 ‘드로이드’가 주목을 받으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얘기가 많습니다. 삼성전자가 이미 5개 이상의 모델을 해외에서 선보였고 LG전자도 최근 한 모델을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폰은 구글의 개방형 모바일 운영시스템(OS)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말합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공개함으로써 자사의 각종 서비스를 휴대폰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런데 구글이 자체 브랜드의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을 것이란 소문이 또 나돌아 간밤에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구글폰에 관한 소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법 그럴 듯합니다. 테크크런치가 ‘유력하다(Very Real)’ ‘곧 나온다(Coming Soon)’고 보도했습니다. 테크크런치는 최근 쇼셜게임 회사 징가의 사기수법을 폭로해 이름을 날린 테크놀로지 전문 뉴스 블로그입니다. 인지도 신뢰도가 꽤 높죠.

기사에는 이렇게 씌여 있습니다. 당초 크리스마스 이전에 내놓으려고 했는데 늦어져 내년 초에나 나올 것 같다; 구글 고위간부들이 2주 전부터 들고 다니면서 테스트 하고 있다. 확실히 확인한 게 있는데, 구글이 자체 브랜드 폰을 내놓는다는 것과 직접 팔거나 유통상을 통해 판매한다는 사실이다. (기사보기)

물론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간밤에 이 기사가 화제가 됐던 것은 구글 브랜드 안드로이드폰을 LG가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씌여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만 HTC 얘기가 있는데 우리가 듣기로는 한국 업체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애플이랑 협력하고 있어서 LG가 유력하다. 이런 내용입니다.



LG 측에 확인해 봤습니다. “구글 브랜드 휴대폰을 우리가 생산한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전에도 그런 소문이 나돌았는데 HTC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답변은 이랬습니다. 잠시 후 LG 측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담당 부서에서 ‘우린 계획 없다. 그런데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생각해 보면 구글이 자체 브랜드 휴대폰을 낸다는 건 믿기 어렵습니다. 우군으로 껴안아야 할 휴대폰 메이커들을 적으로 만들 이유가 없죠. 안드로이드폰을 경계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애플 쪽에서 흘린 얘기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테크크런치 이름 값을 생각하면 오보라고 단언하기도 어렵습니다.

시나리오는 세 가지. ①테크크런치 기사가 맞고 LG가 생산한다. 이 경우 LG는 거짓말을 했으니 손가락질을 받겠죠. ②LG가 유력하다는 부분만 틀리고 나머지는 기사가 맞다. 이 경우엔 테크크런치도 타격 입을 게 거의 없습니다. ③테크크런치 기사가 오보다. 그러면 테크크런치만 상처를 받게 됩니다.

진상은 모르겠습니다. 구글에 휴대폰을 OEM이나 ODM 방식으로 공급한다면 상당한 물량을 보장받을 겁니다. 하지만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마저 휘청거리는 판국에 껍데기나 만들어 공급하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입니다. 휴대폰 비즈니스는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삼성 LG가 계속 선전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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