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내 증시는 박스권 돌파를 앞두고 방향성 탐색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 유입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단발성에 그칠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 됐기 때문이다.

장 초반 외국인들의 매매동향이 그 어느때 보다 주목받게 됐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완화와 4분기 기업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 외국인들의 매수 가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인 165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외국인이라는 매수주체가 부각되고는 있지만 증시 기초체력이 회복되지 않는 한 저항선 돌파는 어려운 만큼 확장된 범위에서의 기술적 등락이 어어질 것이란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아울러 연저점을 연일 경신하던 미국 증시가 전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점 또한 저항선인 60일 이동평균선
(1630) 돌파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뉴욕 증시는 경기회복 지연 우려로 하락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9일(현지시간) 전날보다 93.87포인트(0.90%) 내린 10332.44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14.90포인트(1.34%) 하락한 1094.90을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36.32포인트(1.66%) 내린 2156.82로 거래를 마쳤다.

◆ 삼성證 "지금이 주식비중 확대 시점"

삼성증권은 연말로 갈수록 국내 증시는 박스권 상향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비중 확대 전략을
주문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12월로 갈수록 박스권 상향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며 "9월 FTSE선진지수 편입 효과에 따른 주가 상승 분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코스피 박스권 상단은 1650선 부근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내년 세계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G2의 공조로 '더블딥'(이중침체)을 빗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

황 연구원은 "증시 수급에 있어서도 취약한 국내 수요를 외국인들이 채워주는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4분기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초리도 이제 '우려'에서 '안도'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투자전략은 주식비중 확대가 유리하다는 판단"이라며 "포트폴리오는 정보기술(IT)·자동차 핵심주 압축,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주 편입, 중국성장 엔진을 장착한 내수소비주 선별에 초점을 맞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신한금융투자 "증시, 여전히 기술적 등락 예상"

신한금융투자는 외국인이라는 매수주체가 부각되고 있지만 증시 기초체력이 회복되지 않는 한 저항선 돌파는
어렵다며 확장된 범위에서의 기술적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날 외국인 매수세가 오랜만에 급증하면서 뚜렷한 매수주체가 부각되었다는 점이 상승폭 확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면서 "다만 일부 해외자금의 교체매매 성격으로 전해지고 있는 외국인 매수가 연속성을 나타내줄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오히려 외국인 매수세가 단발성으로 그칠 경우 모멘텀과 매수주체, 주도주가 없는 '3不 장세'는 달라질게 없다는 주장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투자심리를 장악하고 있는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도 변했다고 보기 여럽다"면서 "특히 전날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상승 추세를 이끌만한 주도조가 부각된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매수세의 급증에도 전날 거래대금은 오히려 줄었다"면서 "이는 대부분 시장참여자들이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동조하기 보다는 관망세를 취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취약한 증시 기초체력의 개선없이는 코스피지수 1630선에서 자리잡고 있는 60일 이동평균선 저항을 돌파하기란 쉽지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뚜렷한 주도주가 쉽게 부각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종목별 공략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기존의 짧게 보는 시각과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유지하며 낙폭과대주에 대한 기술적 매매를 중심으로 목표수익률을 낮춰 잡는 시장대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영證 "연말 증시, 강세장 전환 회의적"

신영증권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 유입으로 전날 증시가 강세를 보였지만 연말 증시가 이전 고점을 넘어서는
강세장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전날 증시 강세는 한계가 있는 상승이라는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전날 7000억원이라는 공격적인 순매수 공세를 펼친 구체적인 배경은 명확하 않다"면서 "다만 그 동안 미국 증시의 강세를 따라가지 못했던 우리 증시의 부진세가 외국인의 매수 의욕을 고취시켰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화 절상이 구체화되지 않은 데다 정부의 외환건전성 제고 감독방안으로 원화의 급격한 강세가 완화된 측면이 있다"면서 "이렇게 수출주 전망이 개선되면서 외국인이 한국물을 다시 샀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팀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 국내 증시가 이전 고점을 넘어서는 강세장 전환을 할 것인가에 대해
서는 아직 회의적"이라며 "원화의 급격한 강세가 완화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위안화 절상이나 원화 강세 이슈는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기선행지수의 고점 통과와 기업이익 수정비율 하락 등으로 판단할 때 기업이익 하향 조정이 나타날 위험이 존재한다"면서 "정보기술(IT) 업종은 정점을 지난 반도체 가격과 해외 경쟁강도 강화를 극복해야 하고, 전날과 같이 강한 외국인 매수 분위기에서도 자동차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는 강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한계가 있는 상승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