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업무시설 新舊대결] 한강로 "국가대표 거리 탈환하자" 테헤란로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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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강남역(지하철 2호선) 사거리에서 송파구 삼성교까지 이어지는 테헤란로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거리다. 광화문,여의도와 함께 서울시내 3대 중심 오피스가를 형성했으며 상권은 명동과 호각지세(互角之勢)다. 업무 및 상업 기능이 혼재된 복합지역으로 테헤란로 일대를 뛰어넘을 만한 곳이 아직 없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서울역부터 한강대교 남단까지의 용산 한강로가 도전장을 냈다. 용산국제업무단지 개발과 미군부대 이전으로 천지개벽을 앞두고 있는 곳이다. 길이로는 한강로가 5.15㎞로 테헤란로(1㎞)보다 길지만 한강대교 구간(1㎞)을 빼면 두 거리의 길이는 비슷하다. 강북이 과연 '국가대표 거리'의 타이틀을 빼앗아 올 수 있을까. 중장기적인 전망을 놓고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호재 풍부한 한강로
우선 개발 호재는 한강로가 테헤란로를 압도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56만6800㎡)가 오는 2011년 착공한다. 약 246만㎡ 크기의 미군부대 이전 부지는 용산민족공원으로 개발된다. 한강로가 시작되는 서울역에는 연면적 5만㎡의 대규모 컨벤션센터가 2014년까지 들어선다. 한강로가 끝나는 한강대교 노들섬에는 1700여석 규모의 오페라극장과 2000여석을 갖춘 심포니홀이 지어진다.
서울역과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이에도 재개발 등을 통해 고층 빌딩과 오피스가 지어지고 있다. 남산르네상스를 통해 남산 녹지축은 용산민족공원까지 이어진다.
한강로 서쪽은 고층 빌딩과 주상복합 아파트 중심의 업무 · 상업지역,동쪽은 서울시내에서 가장 큰 녹지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남쪽으로 수상호텔과 국제 여객터미널을 짓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테헤란로의 아성도 만만치 않다. 오피스와 상가 부문에서 대한민국 최고를 나타내는 가격이 말해준다.
최근 테헤란로의 한 빌딩은 연면적 기준으로 3.3㎡당 2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렸다. 인근에서 분양한 한 상가는 3.3㎡당 1억8900만원에 나와 상가 분양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테헤란로 개발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서울시는 지난 5월 테헤란로 95만㎡ 일대의 건물 높이 제한을 완화했다. 삼성동 무역센터 주변 지구 106만㎡에 대해서는 업무시설 면적 제한을 폐지했다. 테헤란로 이면도로에 지금보다 높은 오피스 빌딩이 들어서고,삼성역 주변은 더 많은 초고층 복합단지가 세워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전남 나주로 본사를 이전하는 삼성동의 한국전력 부지 7만9342㎡가 복합문화단지로 개발될 가능성도 높다.
◆업무지구 활성화 정도가 관건
그렇다면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조성되는 한강로의 업무단지가 과연 테헤란로를 추월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조금 비관적인 분위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울지역의 사무실 공실이 늘어나고 하락한 임대료가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스퀘어(대우건설 빌딩을 리모델링한 건물)' '센터원' 등 서울 도심에 대규모 오피스빌딩 공급이 잇따르고 있지만 임대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한강로에 대규모 업무시설이 지어지더라도 얼마 동안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고도성장기에 자리를 잡은 테헤란로에 비해 불리한 조건이다.
김영제 GNE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는 "서울시가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의 입주가 4년이 지났지만 공실로 남아 있는 빌딩이 많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도 제도나 임대료 면에서 특별한 인센티브는 없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업무단지로 자리잡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강로가 테헤란로보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용산민족공원과 한강을 끼고 있는 데다 도심 업무지구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어 입지 면에서는 테헤란로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홍순만 신영에셋 이사는 "한강로는 장점이 많을 것"이라며 "다만 국제업무단지만으로는 업무지구의 면적이 테헤란로의 절반에 불과한 만큼 한강로 인근에 다른 업무단지가 얼마나 들어서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상권은 의견 엇갈려
한강로 상업지역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둘로 나뉘었다. 서울 정중앙에 자리해 입지가 좋은 만큼 강남과 강북의 유동인구를 모두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직장인 위주의 상권 성격을 탈피하기 어려워 테헤란로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먼저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굳이 한강을 중심에 놓고 보면 한강로는 강북에 해당하지만 지정학적으로는 서울이라는 도시 전체의 중심"이라며 "강북의 도심권역은 물론 한강대교를 통해 강남의 유동인구도 빨아들일 만큼 신흥 상권으로 부상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강남역 사거리 등 테헤란로보다 한강로가 큰 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의 관건은 결국 업무지구가 얼마나 성장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강남역 상권은 학생 수요가 많은데 한강로의 개발이 마무리되더라도 직장인 중심의 여의도 상권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역에서 수도권 남부로 유동인구를 실어나르는 광역버스망이 용산에는 없다는 것도 큰 단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강로에서 문을 연 아이파크몰이 고전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라며 "강남역이 순수 상업시설 중심으로 상권이 조성된 데 반해 한강로에는 주상복합 상가가 많아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호재 풍부한 한강로
우선 개발 호재는 한강로가 테헤란로를 압도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56만6800㎡)가 오는 2011년 착공한다. 약 246만㎡ 크기의 미군부대 이전 부지는 용산민족공원으로 개발된다. 한강로가 시작되는 서울역에는 연면적 5만㎡의 대규모 컨벤션센터가 2014년까지 들어선다. 한강로가 끝나는 한강대교 노들섬에는 1700여석 규모의 오페라극장과 2000여석을 갖춘 심포니홀이 지어진다.
서울역과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이에도 재개발 등을 통해 고층 빌딩과 오피스가 지어지고 있다. 남산르네상스를 통해 남산 녹지축은 용산민족공원까지 이어진다.
한강로 서쪽은 고층 빌딩과 주상복합 아파트 중심의 업무 · 상업지역,동쪽은 서울시내에서 가장 큰 녹지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남쪽으로 수상호텔과 국제 여객터미널을 짓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테헤란로의 아성도 만만치 않다. 오피스와 상가 부문에서 대한민국 최고를 나타내는 가격이 말해준다.
최근 테헤란로의 한 빌딩은 연면적 기준으로 3.3㎡당 2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렸다. 인근에서 분양한 한 상가는 3.3㎡당 1억8900만원에 나와 상가 분양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테헤란로 개발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서울시는 지난 5월 테헤란로 95만㎡ 일대의 건물 높이 제한을 완화했다. 삼성동 무역센터 주변 지구 106만㎡에 대해서는 업무시설 면적 제한을 폐지했다. 테헤란로 이면도로에 지금보다 높은 오피스 빌딩이 들어서고,삼성역 주변은 더 많은 초고층 복합단지가 세워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전남 나주로 본사를 이전하는 삼성동의 한국전력 부지 7만9342㎡가 복합문화단지로 개발될 가능성도 높다.
◆업무지구 활성화 정도가 관건
그렇다면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조성되는 한강로의 업무단지가 과연 테헤란로를 추월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조금 비관적인 분위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울지역의 사무실 공실이 늘어나고 하락한 임대료가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스퀘어(대우건설 빌딩을 리모델링한 건물)' '센터원' 등 서울 도심에 대규모 오피스빌딩 공급이 잇따르고 있지만 임대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한강로에 대규모 업무시설이 지어지더라도 얼마 동안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고도성장기에 자리를 잡은 테헤란로에 비해 불리한 조건이다.
김영제 GNE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는 "서울시가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의 입주가 4년이 지났지만 공실로 남아 있는 빌딩이 많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도 제도나 임대료 면에서 특별한 인센티브는 없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업무단지로 자리잡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강로가 테헤란로보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용산민족공원과 한강을 끼고 있는 데다 도심 업무지구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어 입지 면에서는 테헤란로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홍순만 신영에셋 이사는 "한강로는 장점이 많을 것"이라며 "다만 국제업무단지만으로는 업무지구의 면적이 테헤란로의 절반에 불과한 만큼 한강로 인근에 다른 업무단지가 얼마나 들어서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상권은 의견 엇갈려
한강로 상업지역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둘로 나뉘었다. 서울 정중앙에 자리해 입지가 좋은 만큼 강남과 강북의 유동인구를 모두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직장인 위주의 상권 성격을 탈피하기 어려워 테헤란로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먼저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굳이 한강을 중심에 놓고 보면 한강로는 강북에 해당하지만 지정학적으로는 서울이라는 도시 전체의 중심"이라며 "강북의 도심권역은 물론 한강대교를 통해 강남의 유동인구도 빨아들일 만큼 신흥 상권으로 부상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강남역 사거리 등 테헤란로보다 한강로가 큰 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의 관건은 결국 업무지구가 얼마나 성장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강남역 상권은 학생 수요가 많은데 한강로의 개발이 마무리되더라도 직장인 중심의 여의도 상권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역에서 수도권 남부로 유동인구를 실어나르는 광역버스망이 용산에는 없다는 것도 큰 단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강로에서 문을 연 아이파크몰이 고전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라며 "강남역이 순수 상업시설 중심으로 상권이 조성된 데 반해 한강로에는 주상복합 상가가 많아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