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사진)이 연방의원들의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19일 미 상 · 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케빈 브래디 공화당 하원의원은 가이트너 장관에게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은 실패했다"고 규정한 뒤 "모든 책임은 사실상 당신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이클 버지스 공화당 의원도 "당신은 고용되지 않았어야 했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피터 데파지오 민주당 하원의원도 지난 18일 MSNBC 방송에 출연,"미국인들에게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되찾아주려면 두 개의 일자리만 더 희생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두 개의 일자리란 가이트너 장관과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을 지칭한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과 민주당 진보파 일부 의원들은 실업률이 연 10%에 육박하고 있어 경제정책이 실패했으며,금융권 구제금융이 친월가적이라는 이유로 가이트너 사퇴론을 제기하고 있다. 2010년 11월 예정된 의회 중간선거를 겨냥해 가이트너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 같은 공세에 "경제 상황에 대한 공정하고 정확한 인식이 결여된 주장"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는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부시 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라고 맞섰다.

백악관도 가이트너의 방패막이로 나섰다. "가이트너 장관이 금융 개혁을 이끌고 미국 경제를 위기에서 끌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영웅론으로 대응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