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조지 워싱턴(미국 초대 대통령)'으로 비유되고 있는 헤르만 반 롬푸이 초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62)은 벨기에에서 '재무통'으로 유명하다. 1972년부터 3년간 벨기에 중앙은행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는 반 롬푸이는 1990년대 예산장관 재직 당시 정부 재정적자를 큰 폭으로 줄였고,2004년 내무장관 시절에도 '관리자형 리더'로서의 자질을 발휘하며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면서 벨기에 정가에서 주가를 높였다.

지난해 12월 포르티스은행 매각 재판 개입 파문으로 물러난 이브 레테름의 뒤를 이어 올 1월 총리직에 올랐다. 영어와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 3개 국어에 능통하며,일본 전통시인 '하이쿠'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대 EU 외교 · 안보정책 고위대표로 선출된 캐서린 애슈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53)은 1977년부터 10여년간 핵무기 철폐와 장애인 차별 반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운동가로 활동했다. 다섯자녀 중 세 명은 입양했을 정도로 아동보호에도 관심이 높다.

1999년 노동당 상원의원이 되면서 정치가의 길에 들어선 애슈턴은 지난해 10월 피터 만델슨(현 영국 산업장관)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으로 임명되면서 EU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애슈턴은 외교가로서의 경험이 없다거나 여성이라서 어부지리로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됐다는 지적엔 강력히 반발한다. 19일 기자회견에선 "내가 하는 일로 나를 평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슈턴이 외교대표로 뽑힌 것은 한국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본인 스스로 한 · EU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지난달 15일 가서명까지 마친 점을 최대 치적으로 꼽고 있다.

이미아/브뤼셀(벨기에)=이상은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