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외국인 '선물 맞짱'에 주가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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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큰손들 외국인 상대 장중 수시로 '치고 빠지기'
외국인과 개인 큰손인 이른바 '슈퍼개미'가 최근 코스피200 선물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증시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장외 고수들인 슈퍼개미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외국인을 상대로 선물 매도 쪽에 베팅하면서 수익 챙기기에 나서는 양상이다.
증시 개장 중에 수시로 선물을 팔았다가 되사는 이들의 '치고빠지기'식 매매에 코스피지수가 장중에 출렁거리는 일이 부쩍 잦아져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일 오전 슈퍼개미들을 중심으로 한 개인들은 선물시장이 개장한 지 10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1500억원가량을 사들였다. 외국인들이 700억원 정도의 선물 순매도로 맞섰으나 힘이 달려 결국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들까지 선물 '사자'에 나서자 코스피200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자 개인들은 장마감 30분을 앞두고 '팔자'로 급선회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날 개인들은 1600억원 넘게 선물을 팔았고 외국인들은 이들의 매물을 받아들이면서 17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보였다.
이들의 매매 공방으로 현물 주가인 코스피지수는 한때 8포인트 넘게 빠지다 오후 들어 4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심한 등락을 보인 끝에 0.06포인트 상승한 1620.60으로 마감했다.
지난 18일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외국인은 개장과 동시에 7700억원어치의 선물을 순매수했지만 개인들은 이후 5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4500억원가량의 매도 주문을 쏟아내며 맞대결을 펼쳤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1612포인트로 올랐다가 오후엔 1595포인트로 떨어지는 등 출렁거렸다.
외국인과 슈퍼개미들의 선물 공방으로 장중에 프로그램 매수와 매도가 오락가락하면서 코스피지수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통상 시장은 길게 보면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에 따라 움직인다. 아무래도 외국인의 전체 매매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들의 '우세승'으로 귀착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슈퍼개미들은 같은 액수의 주문을 내더라도 매우 짧은 시간에 집중시키기 때문에 장중 특정 시점에 미치는 영향력은 외국인 못지않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증시는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상태여서 이들의 선물 매매가 유발하는 프로그램 매수 · 매도가 소량만 나와도 주가가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는 형국이다. 슈퍼개미들 가운데 일부는 지수가격과 거래량뿐 아니라 매수 · 매도호가 잔량,최우선매수 · 매도호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매 타이밍을 결정하는 최신 매매기법인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활용하며 시장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슈퍼개미들은 최근 장세에서 짧은 '국지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퍼개미들의 신원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과거에는 '압구정동 미꾸라지''목포 세발낙지'식의 별명이라도 알려졌지만 지금은 이조차도 아는 이들이 거의 없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요즘은 주문을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내는데다,전화 주문을 하더라도 외국계 헤지펀드처럼 여러 회사 창구에 분산시키는 '위장전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실체를 알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물 시장의 거래대금이 회복되지 않는 한 선물시장 개인들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증시 개장 중에 수시로 선물을 팔았다가 되사는 이들의 '치고빠지기'식 매매에 코스피지수가 장중에 출렁거리는 일이 부쩍 잦아져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일 오전 슈퍼개미들을 중심으로 한 개인들은 선물시장이 개장한 지 10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1500억원가량을 사들였다. 외국인들이 700억원 정도의 선물 순매도로 맞섰으나 힘이 달려 결국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들까지 선물 '사자'에 나서자 코스피200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자 개인들은 장마감 30분을 앞두고 '팔자'로 급선회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날 개인들은 1600억원 넘게 선물을 팔았고 외국인들은 이들의 매물을 받아들이면서 17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보였다.
이들의 매매 공방으로 현물 주가인 코스피지수는 한때 8포인트 넘게 빠지다 오후 들어 4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심한 등락을 보인 끝에 0.06포인트 상승한 1620.60으로 마감했다.
지난 18일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외국인은 개장과 동시에 7700억원어치의 선물을 순매수했지만 개인들은 이후 5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4500억원가량의 매도 주문을 쏟아내며 맞대결을 펼쳤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1612포인트로 올랐다가 오후엔 1595포인트로 떨어지는 등 출렁거렸다.
외국인과 슈퍼개미들의 선물 공방으로 장중에 프로그램 매수와 매도가 오락가락하면서 코스피지수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통상 시장은 길게 보면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에 따라 움직인다. 아무래도 외국인의 전체 매매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들의 '우세승'으로 귀착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슈퍼개미들은 같은 액수의 주문을 내더라도 매우 짧은 시간에 집중시키기 때문에 장중 특정 시점에 미치는 영향력은 외국인 못지않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증시는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상태여서 이들의 선물 매매가 유발하는 프로그램 매수 · 매도가 소량만 나와도 주가가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는 형국이다. 슈퍼개미들 가운데 일부는 지수가격과 거래량뿐 아니라 매수 · 매도호가 잔량,최우선매수 · 매도호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매 타이밍을 결정하는 최신 매매기법인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활용하며 시장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슈퍼개미들은 최근 장세에서 짧은 '국지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퍼개미들의 신원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과거에는 '압구정동 미꾸라지''목포 세발낙지'식의 별명이라도 알려졌지만 지금은 이조차도 아는 이들이 거의 없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요즘은 주문을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내는데다,전화 주문을 하더라도 외국계 헤지펀드처럼 여러 회사 창구에 분산시키는 '위장전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실체를 알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물 시장의 거래대금이 회복되지 않는 한 선물시장 개인들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