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40여년 전으로 돌려보자.지금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대장 격인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있는 압구정동 일대는 배밭이다. 물막이 공사를 진행하기 전의 잠실은 뻘밭으로 남아 있고,강남을 관통하는 테헤란로 자리에도 선릉으로 통하는 샛길만 있는 썰렁한 땅이다. 강남권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의 모습이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부동산의 대표로 불리는 '서울시 강남구'도 결국은 만들어진 것임을 되새기게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강남구가 제왕 자리를 유지할까,아니면 다른 지역에 패권을 넘겨줄까. 그렇다면 그곳은 어디일까.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는 10년 내에 강남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지역으로 용산구를 꼽는다. 지정학적으로 서울 중심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용산국제업무단지와 민족공원,한남뉴타운 등 각종 대형 호재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등 주거지역은 물론 상업 · 업무 기능까지 강남구를 추월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주 머니 & 인베스팅에서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챔피언인 강남구와 떠오르는 도전자인 용산구의 승부를 예측해 봤다. 주거지역과 업무 · 상업지역을 나눠 승부를 따져봤다. 주거에서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수성에 나섰고,여기에 한남뉴타운이 도전하고 있다. 업무 · 상업지역에서는 테헤란로와 한강로가 맞섰다.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통해 강남이 어떻게 탈바꿈하느냐,용산이 얼마만큼 충실하고 빠르게 개발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