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로스쿨생에도 '입도선매'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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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입학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이 불확실한 진로로 불안해 하는 가운데 일부 대형 로펌들이 유망 로스쿨 재학생들을 입도선매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직 졸업을 2년여 남긴 데다 성적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주목할 만한 사회경력이나 외국어 등 다른 분야 재능을 중시한 로펌들의 발빠른 채용 전략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광장은 서울 소재 로스쿨의 재학생 2명을 졸업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면 영입키로 하고 당사자들과 협의를 마쳤다. 이 가운데 한 명은 변리사 출신으로 영어 실력이 뛰어나며 다른 한 명은 영어와 독일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 인재로 알려졌다. 광장은 올해 사법연수원 수석과 3등 수료자를 한꺼번에 영입하는 등 최근 변호사 리크루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광장 관계자는 "이번에 뽑기로 한 로스쿨생들은 다른 로펌들도 탐낼 만한 인재들"이라며 "로펌의 미래는 결국 우수 인재 확보에 달린 만큼 조기에 영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선두권인 광장이 발빠르게 나서면서 다른 로펌들도 유망 로스쿨 재학생 조기 확보를 추진하거나 검토 중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세무 공무원 출신의 한 로스쿨 재학생을 조기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법무법인 율촌도 최근 서울대 로스쿨에서 소속 변호사들이 특강을 하면서 어학능력 우수자를 대상으로 채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법인 지평지성 관계자는 "우수 인재를 다른 로펌에 놓칠 수 있는 만큼 로스쿨 재학생들을 입도선매해야 한다는 일부 변호사의 건의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로스쿨은 전국 25개 대학이 신입생 총 2000명을 모집해 지난 3월 개원했다. 3년제인 만큼 졸업생은 2012년 초에나 배출되고 변호사시험도 치러야 한다. 변호사 자격이 사실상 확정돼 있고 법학 지식 위주의 시험으로 뽑힌 사법연수원생들도 빨라야 졸업을 1년여 앞두고 영입이 확정된다는 점에서 현재 로스쿨 재학생에 대한 조기 채용 움직임은 이례적이다.
이는 로펌들이 법학 지식보다는 전문능력을 갈수록 중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태평양 관계자는 "로스쿨에는 기존 사법연수원에서는 볼 수 없던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다수 재학 중이며 법조계에서 우려했던 것과 달리 자질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김앤장 관계자는 "아직 로스쿨 재학생을 조기 영입할 계획이 없지만 나중에 뽑는다면 주목할 만한 사회경력이 있는 학생들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재학생들은 로펌들의 발빠른 영입 움직임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필살기'를 갖추지 못한 상당수 로스쿨 재학생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려대의 한 로스쿨 재학생은 "대형 로펌에서 로스쿨 졸업생은 안 뽑는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채용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특별한 사회경력이나 어학능력이 없어 동기나 사법연수원생들에게 밀리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털어놨다.
2012년부터 치러지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되지 않는 점도 불안 요소다. 한 사립대 로스쿨 교수는 "일본은 로스쿨 도입 5년째인데 졸업생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30%를 밑돌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합격률이 낮을 가능성 때문에 로스쿨 재학생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광장은 서울 소재 로스쿨의 재학생 2명을 졸업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면 영입키로 하고 당사자들과 협의를 마쳤다. 이 가운데 한 명은 변리사 출신으로 영어 실력이 뛰어나며 다른 한 명은 영어와 독일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 인재로 알려졌다. 광장은 올해 사법연수원 수석과 3등 수료자를 한꺼번에 영입하는 등 최근 변호사 리크루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광장 관계자는 "이번에 뽑기로 한 로스쿨생들은 다른 로펌들도 탐낼 만한 인재들"이라며 "로펌의 미래는 결국 우수 인재 확보에 달린 만큼 조기에 영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선두권인 광장이 발빠르게 나서면서 다른 로펌들도 유망 로스쿨 재학생 조기 확보를 추진하거나 검토 중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세무 공무원 출신의 한 로스쿨 재학생을 조기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법무법인 율촌도 최근 서울대 로스쿨에서 소속 변호사들이 특강을 하면서 어학능력 우수자를 대상으로 채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법인 지평지성 관계자는 "우수 인재를 다른 로펌에 놓칠 수 있는 만큼 로스쿨 재학생들을 입도선매해야 한다는 일부 변호사의 건의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로스쿨은 전국 25개 대학이 신입생 총 2000명을 모집해 지난 3월 개원했다. 3년제인 만큼 졸업생은 2012년 초에나 배출되고 변호사시험도 치러야 한다. 변호사 자격이 사실상 확정돼 있고 법학 지식 위주의 시험으로 뽑힌 사법연수원생들도 빨라야 졸업을 1년여 앞두고 영입이 확정된다는 점에서 현재 로스쿨 재학생에 대한 조기 채용 움직임은 이례적이다.
이는 로펌들이 법학 지식보다는 전문능력을 갈수록 중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태평양 관계자는 "로스쿨에는 기존 사법연수원에서는 볼 수 없던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다수 재학 중이며 법조계에서 우려했던 것과 달리 자질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김앤장 관계자는 "아직 로스쿨 재학생을 조기 영입할 계획이 없지만 나중에 뽑는다면 주목할 만한 사회경력이 있는 학생들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재학생들은 로펌들의 발빠른 영입 움직임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필살기'를 갖추지 못한 상당수 로스쿨 재학생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려대의 한 로스쿨 재학생은 "대형 로펌에서 로스쿨 졸업생은 안 뽑는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채용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특별한 사회경력이나 어학능력이 없어 동기나 사법연수원생들에게 밀리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털어놨다.
2012년부터 치러지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되지 않는 점도 불안 요소다. 한 사립대 로스쿨 교수는 "일본은 로스쿨 도입 5년째인데 졸업생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30%를 밑돌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합격률이 낮을 가능성 때문에 로스쿨 재학생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