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해저드나 러프에 빠진 볼을 재가공한 골프볼을 조심하세요. '

최근 폐기 직전의 중고 골프볼을 사서 유명 상표를 붙인 뒤 비싼 값에 되판 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손상이 심한 중고 골프볼 40여만개를 사들여 세척과 화학처리 과정을 거친 뒤 유명 상표를 붙여서는 온라인몰에 되팔았다.

가격이 싸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이른바 '리피니시 볼'로 불리는 중고 재생 골프볼을 만든 것.

소비자들은 '가격은 싸지만 성능은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에 이들 제품을 구매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러프나 워터해저드에 빠져 있었던 볼을 재처리한다고 하여 예전과 같은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또 외피를 벗겨 내고 색칠을 다시 하는 등 리피니시 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성능을 더 떨어뜨릴 위험도 크다고 지적한다.

강한 드라이버샷과 우드샷 등을 반복하다 보면 볼이 찌그러지고 뒤틀려 표면뿐 아니라 내부까지 손상돼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프로 골퍼들이 겉보기에 문제가 없어도 3홀 정도에 한 번씩 볼을 교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골프볼 제조업체인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워터해저드에 빠진 볼은 표면뿐 아니라 속에도 물이 흡수돼 성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화학처리 과정에서 겉을 신제품과 비슷하게 포장하기 때문에 외관만 보고 구매기준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