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의 전망은 내년도 세계경제가 3% 안팎으로 성장하고,원화가치는 완만하게 상승하며,수입유가가 연평균 80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짜여졌다. 소비자물가가 올해 수준인 2.7% 상승,실업률은 올해보다 소폭 개선된 3.4%의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측 역시 이 조건에서 나온 것이다. 최근 내년도 세계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3%대 성장은 누구라도 쉽게 장담하기가 어렵고,유가 전망은 더더욱 예측불허다. 최근 논란이 된 '더블딥'까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요인과 불확실성이 어떻게 불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당장 일본 정부가 지난주 자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상황에 빠졌다고 공식 선언한 것도 예사로 볼 일이 아니다. 전후 두 번째인데,지금 일본의 경기침체가 세계 경제와 우리의 수출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부터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또 주요 경제 대국에서 보호무역주의 기류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동유럽 금융시장이나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우려도 그대로다. 경제 외적으로도 국제정세가 안정적이라고 단언키 어려운 만큼 원유와 기타 원자재 가격 역시 불안한 변수다.
따라서 KDI 전망만 보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 아니냐며 안도감을 갖기엔 이르다. 수개월째 논란이 분분한 출구전략의 시행은 여전히 신중(愼重)하게 접근해야 할 과제이며,재정의 효과에 기대는 식이 아니라 민간의 투자와 소비가 건실하게 살아날 수 있는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할 때다. 근래 주택담보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 가계대출 부문에 대한 건전한 감독이나 구조조정 차원에서의 기업금융에 대한 정밀한 모니터링도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