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영등포구 신길1동에서 '강고집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강경수(45)입니다. 신길동 대신시장길에서 영신초등학교 방향으로 100m 지점에 있습니다. 가게는 40㎡(12평)로 빵을 굽는 공장이 26㎡(약 8평),빵을 판매하는 매장이 약 14㎡(약 4평)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 공놀이를 하다가 다리를 다쳐 장애 3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부산에서 제과제빵 학원을 수료하고 서울로 올라와 제빵업계에 뛰어든 지 21년이 지났습니다.

제빵 기술자로 14년간 일하다가 7년 전 신길동에 8평짜리 가게를 마련해 창업했습니다. 가게를 연 뒤 5년 정도는 장사가 잘 돼 돈을 모았습니다. 가게가 좁다는 느낌이 들어 2년 전 대로쪽으로 매장을 옮기기로 결정하고,분식점 자리를 권리금과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00만원의 조건으로 인수받았습니다.

영업은 24시간 하고 있습니다. 집이 가게에서 5분 거리여서 큰 불편은 없습니다. 아내와 파트타임 직원이 매장을 담당하고,저는 종업원 1명과 함께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빵 종류는 약 50가지로 매일 구워내 동네 주민들의 평판은 좋습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월 20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렸으나 하반기 들어 1700만원 선으로 떨어졌습니다. 밀가루,설탕 등 식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원가 비중이 50%에 달하고 있습니다. 인건비 300만원과 임차료 100만원,전기 · 수도 · 가스료 50만원 등을 제하면 부부 인건비가 겨우 남는 셈입니다. 밤낮으로 일하는 노력에 비하면 수익이 너무 적습니다. 매출을 다시 늘리는 방안을 알려 주세요.



'100% 수제 빵' 만드는 전문성 적극 알려야

A 의뢰인의 가게는 '제과점'보다 즉석에서 구워내는 '빵집'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곳입니다. 재래시장 길목에 자리잡아 주부들이 장 보러 오는 오후 5~8시가 피크 타임입니다. 퇴근길에 들르는 손님들도 많습니다. 경기 침체에도 월 400만원 이상 수익을 내는 것은 밤낮으로 일하는 점주 부부의 노력 덕분이라고 판단됩니다.

최근 매출이 부진한 것은 계절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위생 관리가 깨끗한 매장을 찾습니다. 먹거리를 파는 매장은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점주가 솔선수범해 유니폼을 입고,종업원들의 위생관리도 직접 챙기세요. 주방은 청결히 하고,고객들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은 깔끔하게 정돈해야 합니다. 주방과 판매 공간 사이에 통유리를 설치해 먼지나 불순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세요.

지금 판매하는 빵 종류는 50여종에 달해 너무 많습니다. 품목수보다는 '신선한 빵집'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잘 팔리는 빵은 품질을 높이고,팔리지 않는 빵은 제외시키세요. 그날 만든 빵은 당일 소비되도록 해야 합니다. 당일 팔리지 않는 빵은 안내 표지판을 세워 싸게 판매하십시요. 늦은 저녁시간 등 특정 시간대를 정해 세일을 하면 효과적입니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지만 저가 웰빙 제품의 매출은 늘고 있습니다. 강고집빵집은 가격은 저렴해도 '웰빙'에 신경 쓰고 있다는 이미지를 강조하세요. 매장 곳곳에 위생 관련 문구를 써두면 손님을 안심시킬 수 있습니다. 스탠드 메뉴판을 만들어 제품 이름과 가격을 표시하세요. 종이 위에 쓰여진 현 가격 표지판은 지저분해 보입니다.

매장 안팎의 디스플레이도 바꿔야 합니다. 가게 앞 도로변에 설치된 판매대가 눈에 거슬립니다. 값싼 재고 빵을 쌓아둔 것 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작업 공간도 효율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필요 없는 물건은 버리고,자주 사용하는 설비는 동선이 짧은 곳에 배치하세요. 그래야 생산성이 높아집니다.

매출을 늘리려면 주부와 아이들로 편중된 현재의 소비층도 확대해야 합니다. 요즘 젊은층은 식사 대용으로 빵을 많이 찾습니다. 젊은 소비자들의 기호를 파악해 출근 시간대에 아침식사용 빵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빵과 우유를 함께 판매하면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오븐에서 갓 구운 신선한 빵 '번'을 출근 시간대에 직접 만들어 팔면 효과적입니다.

홍보활동도 늘려야 합니다. 강고집에서 만든 빵은 100% 수제 빵이라는 점을 적극 알리세요. 20여년 동안 한우물을 파온 전문성을강조해야 합니다. 시간대 별로 빵이 나오는 시간을 손님들에게 알려주고,신선한 빵이 나오는 시간을 메모판에 기재해 행인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걸어두세요. 특히 출퇴근 시간에 맞춰 따뜻한 빵을 공급한다는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맛과 품질은 떨어지지 않고 가격은 싸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합니다.

지역내 유치원,교회 등을 대상으로 제품 홍보도 필요합니다. 카탈로그나 전단지를 만들어 직접 방문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세요.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몇번 도전하면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기고 새로운 거래처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거절하더라도 자주 찾아가면 정이 들고,주문 연락도 오게 됩니다.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세요.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체력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시간대별 활동일지를 만들어 불필요한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확보된 시간에 가족과 함께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자신이 행복해야 맛있는 빵이 나옵니다. 정리=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상권 확대경 단독·다가구 밀집지역…유동인구 적어

서울 신길1동 상권은 노량진로를 따라 신길삼거리부터 대신시장까지 상권이다. 노량진로의 북쪽 끝은 철도가 가로막고 있지만 동쪽은 노량진로,서남단은 영등포로타리에서 나오는 신길로와 연결돼 교통이 매우 편리한 곳이다. 영등포여고,장훈중 · 고,영원중학교가 인근에 있고,도로 이면에 단독주택과 다가구 빌라 등 주거 지대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인구 밀집지역이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는 거의 없고,현지 주민들이 주소비층이다. 유동 인구가 적어 우신초등학교 앞 사거리 상권은 위축된 상태다.

대방동과 신길동의 배후 상권은 3만2000세대에 달한다.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신길3동으로 4만5000명이 산다. 이곳은 1970년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주거지로,대부분 골목이 폭 4m에 못 미친다. 좁은 골목길과 30년 이상된 노후 불량 주택이 밀집돼 있어 주거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대신시장 주변에는 기업은행과 미주메디칼센터를 비롯해 호프집,음식점,편의점,잡화점 등이 고루 분포돼 있다. 신길3동 세화예식장 인근에 있는 치킨집,고깃집 등 소형 음식업소의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의뢰인 점포의 이면도로에는 영신초등학교,삼환아파트,충무아파트 등이 있다. 축협직매장,대신시장,영신초등학교까지 주요 통로는 주택가 진입로여서 유동 인구가 매우 많다. 유통판매업,잡화,병 · 의원,호프집 등이 성업 중이다. 신길 1,2동에는 소규모 병원,약국 등 서비스 업종도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노후 건물이 많아 재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예비 창업자들은 과다한 투자를 삼가는 게 좋다. 도로 폭이 좁아 좁은 점포에서 운영이 가능한 분식집,중 · 저가형 테이크아웃 판매업이나 저가형 선술집,생활 서비스 업종이 적당하다.

제과점 하기 좋은 곳은 오피스·유흥가보다 주거 배후세대 탄탄한 곳 적당

-제과점은 오피스 밀집 지역이나 먹자골목,유흥 매장들이 혼합된 A급 상권보다 주거형 배후세대가 탄탄한 상권이 적당합니다. 퇴근 동선인 버스정류장 앞에 위치하면 좋고,점포 앞 도로가 너무 혼잡하거나 복잡하지 않고 잠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최적의 입지입니다. 출퇴근 시간대에 유동인구만 많은 오피스 지역이나 구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대형 학원 상권은 겉보기와 달리 임대료만 높고 매출이 떨어집니다.

-소득 수준과 주거 밀도가 높은 아파트 단지를 배후지로,준상업 지역과 은행 관공서 병원 등을 이용하기 위해 움직이는 동선의 중심에 있는 지역이 가장 좋습니다. 주거 밀도는 아파트보다 떨어지지만 주거 중심형 상권을 배후지로 가진 단독주택 지역도 적당합니다. 제과점이 없는 중 · 소형 마트와 손님이 많이 오고 가는 대형병원이 매장 근처에 있으면 유리합니다. 먹자골목 상권의 경우 유동 인구는 많지만 투자 대비 수익률은 떨어집니다.

-인도 폭이 너무 좁거나 햇빛이 지나치게 잘 드는 곳은 좋지 않습니다. 인도가 좁으면 지나가는 행인들의 보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매장이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햇빛이 너무 잘 들면 빵의 색깔이 바래 품질이 떨어집니다.

-제과점 점포를 고를 때 무조건 싼 가게를 찾거나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을 고집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입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임대료가 비싸지 않으면서 배후세대가 탄탄한 상권을 찾아 창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도와주신 분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회장
배금진 세라하우스 원장
최재봉 연합컨설팅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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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외식·서비스·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고민을 알려주시면 경영진단 컨설턴트,상권 분석가,음식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전문 컨설턴트가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 접수는 한경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 02-360-4004)에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