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투자 다변화위해 해외부동산 매입 열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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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런던 오피스빌딩 이어 시드니서도 7535억원 입질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는 초기 단계다. 앞으로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 "(박헌열 보건복지가족부 연금정책관)
국민연금기금의 공격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사모투자 펀드인 칼라일과 함께 일본 도쿄의 오피스빌딩(KDX Toyosu 그랜드스퀘어)을 4600억원에 공동 인수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2조원 가까이 들여 HSBC타워 등 영국 런던의 오피스빌딩 3곳을 사들였다. 여기에 호주 시드니에 있는 오로라 플레이스까지 7535억원에 사들이는 것을 타진하는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호주의 일간지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23일 국민연금이 오로라 플레이스를 구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연금 측은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투자 협상이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해외 부동산을 사모으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 다변화다. 채권 위주의 안정적인 기금 운용을 해온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식 비중을 늘렸다가 큰 낭패를 봤다. 금융위기 여파로 주식부문에서 -42.87%의 손실을 보면서 국민연금 전체로 1988년 이후 첫 마이너스(-0.18%) 수익률을 기록한 것.
이 때문에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국민연금은 작년 총 투자액의 3.7%였던 대체투자 비중을 올해는 5%,내년에는 6.4%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기금 규모가 지난 8월 말 현재 265조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3조4000억원,내년에 3조7000억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국내에서 이 정도를 투자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
랜드마크 부동산을 직접 매입하면 매각과 배당 등의 의사결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을 수 있고,시장동향과 정보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감안됐다.
경기 부침에 따라 가격 변동은 있을 수 있겠지만 부동산만큼 안정적인 투자자산을 찾기 힘들다는 점도 참작됐다. HSBC타워의 경우 향후 17년6개월 동안 연 5.9%의 임대수익률을 보장받았다. 김선정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작년 말 금융위기가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의 '바닥'이었다면 지금은 '무릎'"이라며 "가격하락 우려가 적지 않지만 장기 투자자에게는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대체투자=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 투자대상이 아닌 부문의 투자를 가리킨다. 부동산과 사회기반시설,기업구조조정,자원개발 등이 모두 대체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국민연금기금의 공격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사모투자 펀드인 칼라일과 함께 일본 도쿄의 오피스빌딩(KDX Toyosu 그랜드스퀘어)을 4600억원에 공동 인수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2조원 가까이 들여 HSBC타워 등 영국 런던의 오피스빌딩 3곳을 사들였다. 여기에 호주 시드니에 있는 오로라 플레이스까지 7535억원에 사들이는 것을 타진하는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호주의 일간지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23일 국민연금이 오로라 플레이스를 구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연금 측은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투자 협상이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해외 부동산을 사모으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 다변화다. 채권 위주의 안정적인 기금 운용을 해온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식 비중을 늘렸다가 큰 낭패를 봤다. 금융위기 여파로 주식부문에서 -42.87%의 손실을 보면서 국민연금 전체로 1988년 이후 첫 마이너스(-0.18%) 수익률을 기록한 것.
이 때문에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국민연금은 작년 총 투자액의 3.7%였던 대체투자 비중을 올해는 5%,내년에는 6.4%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기금 규모가 지난 8월 말 현재 265조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3조4000억원,내년에 3조7000억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국내에서 이 정도를 투자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
랜드마크 부동산을 직접 매입하면 매각과 배당 등의 의사결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을 수 있고,시장동향과 정보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감안됐다.
경기 부침에 따라 가격 변동은 있을 수 있겠지만 부동산만큼 안정적인 투자자산을 찾기 힘들다는 점도 참작됐다. HSBC타워의 경우 향후 17년6개월 동안 연 5.9%의 임대수익률을 보장받았다. 김선정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작년 말 금융위기가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의 '바닥'이었다면 지금은 '무릎'"이라며 "가격하락 우려가 적지 않지만 장기 투자자에게는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대체투자=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 투자대상이 아닌 부문의 투자를 가리킨다. 부동산과 사회기반시설,기업구조조정,자원개발 등이 모두 대체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