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베트남 펀드인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1'이 나온 지 3년을 맞았다. 베트남 펀드는 올 들어 수익률이 많이 회복됐지만 아직 대부분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설정액 4400억원으로 베트남 펀드 가운데 최대 규모인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1'은 지난 주말 기준으로 설정 이후 3년간 26%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적립식으로 매달 투자했을 경우에도 수익률이 -6%에 그친다.

이 펀드와 같은 해 6월에 출시된 KB베트남포커스펀드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1200억원 규모의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2' 역시 설정 이후 각각 32%와 33%의 손실을 보고 있다. 그나마 2006년 말 출시된 12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맵스오퍼튜너티베트남1'이 1%가량의 수익을 내 원금을 넘어선 정도다.

이들 베트남 펀드의 부진은 해당 상품이 쏟아졌던 2006년 하반기에 베트남 증시가 최고조에 달했다가 지금은 절반가량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 펀드는 대부분 가입 후 3~5년간 환매를 금지하거나 일정 기간 전에 환매할 경우 높은 환매 수수료를 내도록 짜여져 있다. 베트남의 상장 종목 수가 많지 않아 상장 후 차익을 노리고 비상장주식에 투자한 펀드가 많아 장기간 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설정 3년을 맞은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1'도 이 중 하나다. 이 펀드는 이날부터 수수료 없이 환매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환매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자산관리센터장은 "베트남의 성장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환매 수수료가 없다고 환매에 나서지 말고 내년 손실 회복을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올 들어 베트남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1%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