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시작됐다. 예금보험공사는 민영화의 첫 단계로 우리금융지주 지분 73% 가운데 7%를 매각하기 위한 블록세일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이날 증시 마감 직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매각 조건을 발송하고 매수 신청을 받는 작업을 시작했다"며 "당초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의결한 방침은 7% 매각이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일단 4% 이상을 매각하는 것으로 물량 최저 한도를 정했다"고 말했다. 매각 가격은 이날 종가 1만6050원에서 4.4%를 할인한 1만5350원으로 정했다. 블록세일은 24일 증시 개장 전에 끝난다.

예보는 그동안 주간사들을 통해 잠재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를 파악해왔다. 최근 주가는 1만6500원대를 넘어서며 공적자금 투입 원가인 1만6350원을 웃돌고 있지만 국내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다는 인식이 많아 7%를 채울 만큼의 매수자가 없다는 것이 잠정 결론이었다.

이에 따라 예보는 공자위 매각소위 등과의 협의를 거쳐 7%를 모두 팔지 못하더라도 일단 매각을 강행,지금 소화할 수 있는 물량만큼이라도 팔기로 의견을 모았다.

예보는 매각가격 할인율을 2007년 5% 블록세일 당시의 할인율 1.09%와 비교할 때 상당히 많이 높였으며 최소 매각 물량에 대해서도 '4% 이상'으로 여유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예보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금융에 총 12조7633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며 이 중 3조1470억원을 회수했다.

이에 앞서 공자위는 지난달 16일 본회의를 열고 정부 보유 지분 73% 가운데 경영권과 관련된 50%+1주를 제외한 23% 중 7%를 블록세일로 우선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공자위는 50%+1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도 순차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김인식/김동윤 기자 sskiss@hankyung.com

◆블록세일=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 놓고 특정 주체에게 일정 지분을 묶어 일괄 매각하는 방식.주식시장에서 대량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가격변동과 물량 부담에 따른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 블록세일은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규매매 거래시간 이전 또는 이후의 시간외 거래나 장외거래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