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준대형차 시장을 양분해온 그랜저와 SM7은 맞불 작전에 나섰다. 그랜저는 올 1~10월 6만여대,SM7은 2만여대가 각각 팔렸다. 현대차와 르노삼성은 그랜저 및 SM7이 축적해온 브랜드 가치가 높은 만큼 수성(守城)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다음 달 초 2010년형 그랜저를 내놓을 계획이다. 라디에이터 그릴 등 외관을 좀더 날렵하게 바꾸는 게 특징이다. 일부 편의사양도 추가했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측면 · 커튼 에어백 등 안전사양을 선택할 수 있으며,버튼시동 스마트키와 하이패스 시스템 등 첨단 편의장치를 대거 탑재했다.

현대차는 그랜저의 가격 경쟁력이 K7을 능가한다는 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그랜저가 K7보다 200만~400만원 저렴하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은 SM7의 가격이 그랜저보다도 최대 300만원 안팎 싸다는 것을 강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2010년형 모델에 새로운 패턴의 천공 가죽시트를 적용했고,전조등 에스코트 기능을 추가하는 등 소비자 혜택을 강화했다는점도 내세우고 있다. 전조등 에스코트는 야간 주차 후 리모컨 키로 전조등을 켜 조명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뉴 SM3에 장착해 호평을 얻은 울트라 실버 및 미드나이트 블루 등 외장 색상을 새로 선보였다.

르노삼성은 2010년형 모델에 종전에는 없던 'SE 플레저' 트림을 추가했다. 전자동 선루프와 검정가죽 천공시트,고급 17인치 알루미늄 휠 등을 기본으로 적용하고도 2870만원이란 비교적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

내년 여름엔 GM대우자동차가 준대형급 신차(프로젝트명 VS300)를 출시할 계획이어서 3000cc급 세단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