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고를 졸업할 때 박찬호는 '공만 빠른' 투수였다. 프로구단으로부터도 냉대를 받았다. 운명이 바뀐 건 한양대 재학 시절 출전한 1993년 미국 유니버시아드대회.스카우터 스캇 보라스가 그를 알아봤다.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 리거 박지성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없었으면 어쩌면 평범한 선수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인재를 보면 이렇게 그를 발견한 인물이 있다. 과거 실적보다는 미래 가능성을 봐줄 줄 아는 선배가 있을 때 세계적인 인재가 자라나는 것이다.

경영자의 가장 큰 책임은 미래를 이끌 인재를 찾아내 기르는 일이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의 설명이다. "핵심 인재는 사랑받으며 육성돼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

천리마를 알아보지 못해 굶겨 죽이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사람의 능력을 보는 데 있어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제대로 하기 위해선 방법론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애정이 있어야 한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처럼 "직원들이 모두 나보다 위대한 사람으로 느껴지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애쓰는 모양을 안쓰러워 할 줄은 알아야 한다.

두 번째로는 하고자 하는 의욕을 높이 사줘야 한다. 재주가 있어도 의욕이 없는 것보다,재주가 없어도 자꾸만 일을 벌이려고 하는 사람이 '사고를 칠' 가능성이 훨씬 높아서다. 끝으로 직원들에게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돈이 목표면 생업이요,인정받는 것이 목표면 직업이 되지만 의미 찾기가 목표가 되면 그에게 일은 천직이요 소명이 된다.

기술과 지식이 급변하는 시대에 조직의 운명은 인재에 달려 있다. "경기가 좋아지면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떠날 것이다. 가장 먼저 떠나는 사람이 실적이 가장 우수한 인재일 것이다. "(피터 치즈 런던경영대학원 교수)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