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사진)는 자산시장에서 거품이 빠지면 다시 급격한 경기하강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교수는 24일 신한금융투자가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한 리서치포럼에 참석,"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재정지출과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거품이 상당 부분 끼어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그는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이자율이 제로(0)에 가깝다 보니 달러를 빌려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늘어나 거품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국내 증시에 대해선 "과거 코스피지수가 1000에서 2000선까지 올랐을 때는 기업의 내재가치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태여서 어느 정도 거품이 있었다고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주가 수준이 적정한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해외 경제 동향과 관련,장 교수는 "미국은 실업률이 높고 빚을 많이 지고 있어 당분간 소비가 금융위기 이전으로 살아나기 어렵다"며 "중국의 소비 회복도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부실과 상업용 부동산 문제,신용카드 부도 가능성 등으로 세계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한 미국과 영국 등은 부실 금융회사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금융규제 개혁에 실패할 경우 작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각국 정부의 '출구전략' 시점은 상황을 봐가면서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