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백년대계 위해 되돌려야"…사과수위 고심
이 대통령은 우선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세종시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데 대해 사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재임 시절부터 세종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혀 왔으나 대선 기간 충청권의 표심을 의식해 수정 필요성을 적극으로 제기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에게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이해를 구하는'고해성사'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여러차례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은 비록 약속을 했지만 잘못된 것을 알고도 그냥 넘어가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장래에 큰 손해를 끼치는데도 불구하고 한번 약속했다고 해서 그대로 놔두는 것은 진정한 지도자의 태도가 아니다"며"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뒤늦게라도 아닌것은 아니라고 하는게 지도자의 용기"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세종시와 4대강 사업은 국가 '백년대계'다. 정책문제에 정치적 색깔을 덧씌워 누가 손해보고 누가 이득을 본다는 식으로 가르면 안 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다만 그 수위에 대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행정기관이 옮겨가는 것으로는 세종시 자족기능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고 있는 야당 등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이유로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4대강 추진의 당위성에대해서도 상당 시간 할애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운하와의 연계성을 부정하면서 환경 살리기일 뿐만 아니라 국가 성장동력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 개최 의의도 집중 설명할 예정이다.
대통령과의 대화는 27일밤 10시부터 MBC가 주관 방송사가 돼 약 100분간 진행된다. 사회는 권재홍 MBC앵커가 맡게 됐으며 패널로는 김연희 베인&컴퍼니 한국 대표, 김호기 연세대 교수,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겸 정치전문기자 등이 나선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