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의 해외건설 기세가 무섭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순수 건설업체 가운데 올해 해외건설 수주 최고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해외건설협회 집계 결과 26일 현재 이 회사의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62억여달러로 국내 2위다. 그러나 수주액 70억달러를 최근 돌파해 1위에 오른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중공업 등 비건설업체들을 제외할 경우 건설업계 2위인 현대건설(42억달러)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한 해 올린 해외건설 총 수주액 53억달러도 이미 넘어섰다.

GS건설 파워는 특히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한 뛰어난 기술력과 시공 경험에서 나온다. 실제 이 회사가 최근 수주한 초대형 공사 중 플랜트 시설이 많다.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자회사인 테크리어(Takreer)로부터 수주한 정유 플랜트가 대표적이다.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50㎞가량 떨어진 르와이스 석유화학단지 안에 건설되는 이 정유(중질유 유동상촉매 분해공정) 시설은 공사 금액만 31억1000만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단일 업체가 수주한 사상 최대 규모의 플랜트 사업이다.

GS건설이 이 사업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정유 고도화시설 공사 노하우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중질유 유동상촉매 분해공정'이란 일반 정유공장에서 생산되는 저부가가치 중질유를 고부가가치 연료로 바꿔주는 플랜트 시설로 GS건설은 GS칼텍스 제2,제3 고도화시설(중질유분해탈황시설)을 비롯해 UAE 이집트 등에서도 정유 고도화시설 건설 경험을 갖고 있다. 이 시설은 다음 달 공사에 들어가 2014년 1월 준공될 예정이다.

GS건설은 이에 앞서 지난 7월엔 초대형 가스 플랜트도 따냈다. UAE 아부다비국영가스회사(GASCO)가 역시 르와이스 석유화학단지 안에서 발주한 2조6000억원 규모(GS건설분 약 1조4000억원) 가스 플랜트를 외국 업체들과 공동으로 수주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 23일 UAE 테크리어가 발주한 5억2000만달러 규모의 르와이스 항만시설 공사까지 확보했다. 이 회사 전략사업인 플랜트 이외에 토목공사인 항만공사 기술력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GS건설의 해외시장 경쟁력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런 해외 성과에 힘입어 GS건설은 올 상반기 극심한 내수 위축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올 들어 지난 9월 3분기까지의 매출액은 5조833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 늘어났다. 특히 올해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474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2%나 급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다.

GS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장무익 부사장은 "올해 플랜트사업본부 해외수주액이 당초 목표액 3조8000억원을 훨씬 웃도는 7조여원에 이르게 됐다"며 "향후 중동지역에서 발주되는 대규모 정유 및 가스플랜트 공사에서도 우위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