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한전, 퇴직연금 도입…주식·채권시장 '훈풍'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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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한국전력이 퇴직연금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종업원 수를 합치면 10만명이 넘기 때문에 퇴직충당금이 거의 3조원에 달해 퇴직연금 시장의 키를 쥔 '큰손'으로 꼽혀왔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들의 이번 결정이 다른 대기업과 공기업들의 퇴직연금 가입 '도미노'를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에 들어 있는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이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면서 증시를 포함한 금융시장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한국전력은 최근 현행 퇴직금 제도를 퇴직연금 제도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퇴직적립금은 1조9936억원,한국전력은 9792억원에 달해 이들이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2조3689억원으로 단숨에 31%가량 급증하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 검토를 거쳐 다음 달부터 퇴직연금을 도입키로 결정했다"며 "다른 전자계열사들도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내년 6월께 퇴직연금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종업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내년 상반기 중에 퇴직연금 도입을 위한 퇴직금 중간정산 작업을 거친 뒤 6월께 퇴직연금을 본격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이 회사 노사는 지난 8월 진행된 임단협에서 퇴직연금을 도입하기로 잠정 합의했었다.
퇴직연금은 2005년 말 처음 도입됐지만 기업들의 가입률은 올 10월 말 현재 12.4%(종업원 5인 이상 기업 기준)에 불과하다. 퇴직연금 도입이 의무가 아닌 데다 기존 퇴직금 제도 하에서 장부상으로만 쌓아뒀던 퇴직충당금을 퇴직연금으로 옮겨 적립하려면 중간정산 절차를 거쳐야 해 일시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업들이 퇴직금을 적립하고 있는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이 2011년부터 폐지될 예정인 데다 기존 퇴직급여 충당금에 대한 세제 혜택이 계속 줄어드는 등 여건이 달라지고 있어 퇴직연금 가입이 점차 불가피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퇴직금 제도 하에서 퇴직급여 충당금에 대한 손비 인정 한도는 2006년 40%였던 것이 올해는 30%로 낮아졌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전망이다.
또 한전과 같은 공기업들의 경우 정부가 해마다 실시하는 최고경영자들의 인사평가 때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가산점을 주는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성동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이사는 "퇴직연금 관련 법 개정을 앞두고 주요 대기업과 공기업들이 관련 검토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주요 대기업들은 늦어도 내년 말까지 퇴직연금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7월 퇴직연금 도입을 확정 지은 후 사업자 선정까지 끝내 내년 1월부터 퇴직금 적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상선 메가스터디 등은 지난달 노동부에 퇴직연금 도입 신고를 했으며,포스코 역시 퇴직연금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퇴직연금 도입이 확산되면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우선 기업들이 그동안 장부상으로만 쌓아놓던 퇴직충당금이 은행 예금, 채권, 주식 등으로 유입될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전체 규모가 커지게 된다. 아울러 미국 등 선진국 사례에 비춰볼 때 적립식 펀드처럼 근로자들이 자기 책임 하에 연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비중이 늘면서 증시로의 자금 유입도 확대될 것이란 지적이다.
엄돈영 우리투자증권 퇴직연금컨설팅팀 부장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중 원금 보장이 안 되는 주식 · 채권 등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되는 비중이 현재는 13% 정도지만 미국은 45% 정도로 높다"며 "앞으로 한국도 주식 · 채권 투자 비중이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윤 /김현예 기자 oasis93@hankyung.com
금융업계에서는 이들의 이번 결정이 다른 대기업과 공기업들의 퇴직연금 가입 '도미노'를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에 들어 있는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이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면서 증시를 포함한 금융시장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한국전력은 최근 현행 퇴직금 제도를 퇴직연금 제도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퇴직적립금은 1조9936억원,한국전력은 9792억원에 달해 이들이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2조3689억원으로 단숨에 31%가량 급증하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 검토를 거쳐 다음 달부터 퇴직연금을 도입키로 결정했다"며 "다른 전자계열사들도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내년 6월께 퇴직연금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종업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내년 상반기 중에 퇴직연금 도입을 위한 퇴직금 중간정산 작업을 거친 뒤 6월께 퇴직연금을 본격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이 회사 노사는 지난 8월 진행된 임단협에서 퇴직연금을 도입하기로 잠정 합의했었다.
퇴직연금은 2005년 말 처음 도입됐지만 기업들의 가입률은 올 10월 말 현재 12.4%(종업원 5인 이상 기업 기준)에 불과하다. 퇴직연금 도입이 의무가 아닌 데다 기존 퇴직금 제도 하에서 장부상으로만 쌓아뒀던 퇴직충당금을 퇴직연금으로 옮겨 적립하려면 중간정산 절차를 거쳐야 해 일시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업들이 퇴직금을 적립하고 있는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이 2011년부터 폐지될 예정인 데다 기존 퇴직급여 충당금에 대한 세제 혜택이 계속 줄어드는 등 여건이 달라지고 있어 퇴직연금 가입이 점차 불가피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퇴직금 제도 하에서 퇴직급여 충당금에 대한 손비 인정 한도는 2006년 40%였던 것이 올해는 30%로 낮아졌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전망이다.
또 한전과 같은 공기업들의 경우 정부가 해마다 실시하는 최고경영자들의 인사평가 때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가산점을 주는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성동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이사는 "퇴직연금 관련 법 개정을 앞두고 주요 대기업과 공기업들이 관련 검토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주요 대기업들은 늦어도 내년 말까지 퇴직연금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7월 퇴직연금 도입을 확정 지은 후 사업자 선정까지 끝내 내년 1월부터 퇴직금 적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상선 메가스터디 등은 지난달 노동부에 퇴직연금 도입 신고를 했으며,포스코 역시 퇴직연금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퇴직연금 도입이 확산되면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우선 기업들이 그동안 장부상으로만 쌓아놓던 퇴직충당금이 은행 예금, 채권, 주식 등으로 유입될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전체 규모가 커지게 된다. 아울러 미국 등 선진국 사례에 비춰볼 때 적립식 펀드처럼 근로자들이 자기 책임 하에 연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비중이 늘면서 증시로의 자금 유입도 확대될 것이란 지적이다.
엄돈영 우리투자증권 퇴직연금컨설팅팀 부장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중 원금 보장이 안 되는 주식 · 채권 등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되는 비중이 현재는 13% 정도지만 미국은 45% 정도로 높다"며 "앞으로 한국도 주식 · 채권 투자 비중이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윤 /김현예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