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0여개 대형마트 점포 중 매출 1위인 이마트 은평점이 대규모 패션 · 스포츠 매장과 편의시설을 갖춘 '백화점형 쇼핑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이마트 은평점은 이마트본부 사무공간으로 사용하던 지상 7~9층을 매장으로 전환,영업면적이 4463㎡(1350평) 늘어난 1만6530㎡(5000평)의 매머드급 점포로 26일 재개장한다. 이마트는 은평점의 반경 7㎞ 이내에 백화점이 없는 상권 특성을 감안,상품군과 편의시설을 백화점 수준으로 늘리고 고급화했다.

우선 종전 마트 의류매장과 별도로 4층에는 백화점에 주로 입점해 있는 코데즈컴바인,지오다노,TBJ 등 23개 캐주얼 브랜드가 입점한 '패션 전문관'이 들어선다. 이마트가 PL(자체상표) 상품이나 유아용 의류가 아닌 일반 브랜드로 대형마트에서 별도의 패션매장을 구성한 것은 처음이다. 또 나이키,K-SWISS 등 브랜드 상품과 각종 등산,낚시,구기용품 등 1만여종의 스포츠 용품을 취급하는 스포츠전문관 및 휘슬러,헹켈,테팔 등 고급 주방브랜드를 모은 편집 매장 '월드퀴진'등도 새로 입점한다. 상품 구색과 편의시설만 놓고 보면 중소형 백화점에 비해 뒤질 게 없는 수준이다.

은평점은 2001년 뉴코아가 백화점으로 지은 건물을 이마트가 인수해 문을 열었다. 따라서 매장 구조에서부터 대형마트보다는 백화점에 가깝다. 2~3개층을 매장으로 사용하는 일반 대형마트와 달리 층별 매장면적이 좁은 대신 지하 1층~지상 6층을 매장으로 사용해 왔다. 이번 리뉴얼로 은평점은 매장 층수가 백화점과 비슷한 10개층으로 늘어나 국내 대형마트 중 최다층과 최고 높이(45m) 점포가 됐다.

은평점은 2003년 이후 줄곧 전국 대형마트 매출 1위를 달려 왔다. 반경 3㎞ 이내에 경쟁 대형마트가 없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하지만 최근 3~4년간 연매출이 2300억~24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어 롯데마트 잠실월드점,홈플러스 월드컵점 등 경쟁사 1위 점포의 추격을 받고 있다. 은평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연간 2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2위권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형환 은평점장은 "서울 서북부 상권의 백화점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력 있는 임대 매장을 늘려 원스톱 쇼핑공간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며 "최근 비용절감과 상품군 내 품목 수 축소 등을 통해 가격파괴를 꾀하는 이마트의 전략과 상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