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업 불황에 대형 영화관 '줄줄이' 경매시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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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052억원, 19개 멀티플렉스 극장 경매 나와
서울도 극장 운영 난항… '씨너스 강남', '문래 CGV'도 경매
수차례 유찰돼 낙찰가 뚝↓ 126억짜리 25억에 낙찰되기도
경기 불황과 영화산업의 침체로 멜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잇따라 경매시장 매물로 나오고 있다. 경매시장에 나온 이들 대형 영화관의 감정가 총합이 3052억원에 달하는 수준.
26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매 나온 19개 극장 중 '씨너스 강남'과 '문래 CGV' 등 서울 2곳이 포함돼 있으며, '프리머스 안산'을 제외한 나머지 16개가 지방 곳곳에 분포돼있다.
서울 지하철 강남역 5번 출구 아라타워의 8층부터 11층까지 4개 층에 입점한 '씨너스 강남'은 7개 상영관에 890석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도 영업 중이다. 소유주 시네마지가 신한은행에서 빌린 35억원의 대출금을 갚지 않아 경매신청됐으며, 시네마지의 지분인 1/4만 경매 나왔다.
경매 처분되는 면적은 744㎡이고 감정가는 92억3000만원이다. 지난 10월 1회차 경매에서 유찰된 이후 11월 2회차 경매에서도 응찰한 사람이 없어 또 유찰됐다. 다음달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6계에서 59억720만원에 경매될 예정이다.
현재 휴관중인 '문래CGV’' 영등포 SK리더스뷰 LOOX 건물 4층(527㎡)에 위치하며 8개관, 총 1400석을 갖추고 있다. 감정가는 190억원이며 지난 9일 유찰돼 다음달 14일에는 최저가 152억원부터 경매가 시작된다.
경매 나온 상당수의 영화관은 쇼핑몰이나 대형 상가 건물에 입점하는데 입지와 상권이 떨어지는 상가는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극장 영업까지 타격을 입는 경우가 많다. 일부 지역은 수요 이상으로 영화관이 많은 것도 경매 나오게 되는 이유다.
가장 많은 영화관이 경매 나온 곳은 광주지역으로 현재 4개의 극장이 동시에 경매되고 있다. 광주 북구에 있는 감정가 516억의 '하미시네마'는 10개 상영관을 갖추고 있으며, 예식장과 골프연습장, 사우나 등 대형 시설이 한꺼번에 경매 나왔다. 올해 6월부터 경매됐으나 6회 유찰을 거듭한 지금까지 매각되지 않고 있다.
그밖에도 서구 '스타박스', 광산구 '롯데시네마 첨단 광주', 동구 '프리머스 광주제일'도 광주지역에서 경매되고 있는 매물로서 감정가가 적게는 68억원에서 170억원에 달하는 대형 극장이다.
구미에도 영화관 3개가 경매되고 있지만 어느 하나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감정가 120억원의 '프리머스 구미'점과 94억원의 '롯데시네마 구미', 65억원의 '롯데시네마 공단 구미'가 있다.
그밖에도 충남 공주시 '롯데시네마 공주', 춘천 'CGV춘천', 전주 '씨너스 전주', 대구 '프리머스 대구아카데미', 경산시 '씨너스 경산', 제주시 '씨너스 제주'도 경매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경매로 나온 극장들은 낙찰 성적이 매우 저조하다. 19개 물건 중 단 5건만이 낙찰됐다. 부산 장전동에 위치한 'MMC 부산대'는 감정가 82억원의 16.8%인 13억8000만원에 팔렸다. 대구 '씨너스 칠곡'도 87억원에서 4번 유찰돼 15억1221만원(낙찰가율 17.4%)에 낙찰됐다. 전주의 '씨너스 전주'는 126억원에 나와 25억에 매각됐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영화관은 금액이 워낙 커 매수자가 제한적인데다가 일반적인 사무실이나 점포가 용도로 전환이 쉬운 것과는 달리 극장은 기존 시설 철거비용 등이 과다해 헐값에 낙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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