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미 TV공장은 부품 등 생산자재를 한 시간 단위로 관리한다. 협력업체에서 납품하는 각종 부품은 생산라인에 투입하기 30분~1시간 전에 공장에 입고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이 공장에는 생산자재 재고가 거의 없다. 작년 말부터 올초까지 생산라인,협력업체,물류창고에 구축한 전자태그(RFID) 시스템 덕분이다. 협력업체에서 들어오는 부품 등 자재에는 근거리통신 기술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는 전자태그가 붙어 있다. 월 70만대 안팎인 완제품에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전자태그 시스템을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과 연동했다. 협력업체들도 생산 ERP시스템을 보며 각 생산라인의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협력업체들은 추가 납품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고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수십 명의 협력업체 직원들이 자재 납품 시간을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에 상주했었다. 지금은 PC모니터만 보면 알 수 있어 일손을 크게 덜었다. 전자태그를 활용해 공급망관리(SCM)를 고도화한 대표적 사례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LG전자는 26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한국경제신문 등이 주관하고 지식경제부 주최로 열린 '2009 대한민국 IT 이노베이션 대상'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자태그 시스템 도입으로 생산성이 높아졌고 재고 유지 및 주문 관리의 효율성도 향상됐다"며 "연간 1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전자태그를 휴대폰,에어컨,냉장고 등의 생산공장으로 확대하고 국내외 공장을 잇는 글로벌 공급망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 대통령상은 콘텐츠 불법 복제를 방지할 수 있는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술을 확보,800여개 국내외 사이트에 보급해온 중소 벤처기업인 마크애니에 돌아갔다. GM대우자동차,투비소프트,달성군청 등은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올해 처음 신설된 그린IT분야에서는 금융권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자인 하나아이앤에스가 종이 사용 감소 등의 공적으로 최고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특별상인 한국경제신문사장상은 녹색 자전거 임대사업에 나선 한화S&C가 수상했다. 수상업체는 총 26개다. 휴대폰결제 서비스를 확산시켜 모바일 콘텐츠 발전에 공헌한 박성찬 다날 사장은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