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집 《바다로 가는 택시》(자연과인문 펴냄)의 저자 김창환씨(48)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돌이켜보니 자랑할 만한 삶은 절대로 아니었다"고 말한다.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농사를 지으며 사업을 하다가 실패한 그는 거름 장수를 거쳐 밥집과 도토리묵집을 차렸으나 돈만 날린 채 지금은 경상남도 통영에서 택시를 몬다. 하지만 김씨는 "내 프로필은 망해온 기록이기도 하지만 꿈을 꿔온 기록이기도 하지 않은가"라면서 "거름장사를 할 때에도 전국의 거름을 다 내 손아귀에 쥐고 흔드는 상상을 하는 등 꿈은 항상 거창했다"고 말한다.

그런 김씨의 산문집에는 온갖 인생역정이 유쾌하게 기록돼 있다. 그가 이삼일 내리 돈을 벌어오지 못하면 가계부를 붙잡고 앉아 무언의 시위를 하는 아내에게는 이렇게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당신이 머리가 나쁘긴 나쁜 모양이네.내가 많이 벌어다 주면 정리하느라 밤새우겠네.그러니 조금 벌어다 주는 거야."

경상남도 통영에서 택시 기사일을 하는 그는 통영 바다에서 낭만을 찾기도 한다. '바다는 인생을 비춰주는 평면거울이라기보다 오히려 마음을 증폭시켜주는 오목 거울일 수도 있기에….바다에 비치는 내 마음을 그저 남의 마음인 양 무심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다. '

총 6장으로 구성된 산문집에는 택시 기사로 겪었던 여러 이야기,어린 시절 고향에서의 나날들,노모와 아내와 딸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 등 여러 이야기가 실렸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