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가구에 生花를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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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네, 꽃 건조 상감기법…청와대 접견실에도 놓기로
살아 있는 꽃을 건조시켜 상감기법으로 원목 나무에 입혀 만든 가구제품이 국내 처음으로 나왔다.
꽃 상감가구 브랜드 꽃피네(대표 최공덕)는 2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건조시킨 조팝나무 꽃을 목재의 음각 문양 안에 넣는 신공예 기술인 '꽃상감 모자이크 기법'으로 만든 침대 협탁 식탁 화장대(사진) 등 다양한 가구제품을 선보였다.
디자이너인 최공덕 대표는 "우연히 웨딩드레스에 꽃을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압화(꽃을 누른 것)의 아름다움에 빠져 꽃상감기법을 개발했다"며 "반지 등 소품에 이어 목재 등 가구제품에 확대,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기법은 목재의 표면에 국화 문양을 음각 형태로 파낸 다음 압화시킨 꽃을 모자이크 방식으로 일일이 심은 다음 도장하는 방식이다. 제작 방법은 봄에 피는 조팝나무 꽃을 따 변색 방지를 위해 환타지아라는 특수 액체에 3~4시간 담가 물기를 머금게 한 뒤 꺼내 특수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최 대표는 "변색 방지 및 건조,도장 등 모든 제조 과정이 친환경적으로 이뤄진다"며 "생명력 있는 꽃을 평면적인 목재에 접목해 살아 있는 입체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전칠기 기법은 양각(튀어나온 것)으로 조개 껍데기 등을 사용하지만 이 제품은 실제 꽃을 써 음각으로 처리하는 것이 차이라며 세계적으로 유일한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가구 제작에는 최 대표의 남편이자 전 호암미술관 큐레이터인 이홍복씨,목공예가 박승룡씨,도장명인 전창덕씨 등이 참여했다.
이들 제품은 모두 수공예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으며 제작 기법은 발명특허를 받았다. 최 대표는 "가구는 주문방식으로 생산하며 10~15일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가구 원목은 150년 된 벨기에산 '티크'를 사용한다. 제품 가격은 400만~3000만원 선.꽃피네가 만든 '앙부일구상(해시계상)'은 청와대 접견실용으로 납품된다. 또 내년 11월에 개최될 G20 정상회의 참가국의 선물용도 제작,공급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최 대표는 "그동안 목공예는 기본적 소재로 문양을 새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전부였다"며 "꽃상감가구는 살아 있는 꽃을 넣어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촉각적인 자극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공예에 대한 인력 부족,수입브랜드의 시장장악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꽃상감가구를 한국적 고유 브랜드로 육성,대중화에 힘쓰는 한편 두바이 등 해외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