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작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국민 · 신한은행은 아직까지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으나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의 수익력이 회복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가계와 중소기업 등에 고금리 대출을 한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하나은행의 NIM은 2.0%를 기록,금융위기 발생 전인 작년 6월(2.05%)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 은행의 NIM은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작년 9월까지만 해도 2.0%를 유지했으나 12월 말에는 1.93%로 떨어졌고 올해 3월 1.6%,6월 1.43%로 꾸준히 하락했다. 하지만 지만 지난 8월 1.72%로 상승 반전한 뒤 9월 1.72%로 올라서는 등 뚜렷한 개선 추세를 보였다.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1~12월에는 작년 상반기에 기록했던 2.2~2.3%까지 NIM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CD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 마진이 확대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10월 들어서는 작년 하반기에 연 6~7%로 조달했던 고금리 예금이 연 4%대 금리로 재예치되면서 조달비용이 절감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NIM이 2.0% 안팎까지 올라와 작년 6월 수준(2.04%)에 근접했다. 지난 8월 1.72% 수준이었던 것이 9월 1.94%로 급반등했고 지난달엔 조달비용 축소 등을 감안할 때 2% 수준은 무리없이 달성했을 것이라고 은행 측은 내다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NIM 회복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3분기 NIM이 1.74%(카드사 제외)로 집계돼 작년 2분기 2.03%에 비해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분기 1.46%였던 것이 한 분기 만에 0.3%포인트 가까이 치솟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반등 강도는 강한 편이다.

지난 7월까지 지속적인 NIM 하락에 시달렸던 국민은행도 8월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6월 2.98%였던 것이 지난 7월 2.16%까지 떨어졌으나 9월 2.20%로 회복된 뒤 지난달엔 2.4%를 넘긴 것으로 추정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NIM회복 속도가 다른 은행보다 더딘 이유에 대해 "CD연동대출 비중이 적은 편이어서 NIM이 떨어질 때나 오를 때나 상대적으로 늦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계와 중소기업의 소득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은행들이 순이자마진 높이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인식/강동균/유승호 기자 sskiss@hankyung.com


용어풀이

○순이자마진(NIM)=은행 등 금융회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총수익에서 총조달비용을 차감한 뒤 이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NIM이 높을수록 은행의 수익이 커지는 반면 고객의 예금을 저금리로 유치해 고금리 대출을 한다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