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날마다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값이 34%나 올랐고,이달에만 14% 급등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에 나서면서 세계시장의 금값 폭등세는 더욱 가파르다. 왜 그럴까.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 질서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축통화 전쟁의 서막》은 이 같은 혼란의 근원으로 미국을 지목한다. 저자는 지난 30여년간 미국은 부가가치를 실질적으로 창출하는 제조업 등 산업 발전에는 소홀하면서 금융폭리만 좇아 달러를 남발하고 금융파생 상품을 이용해 타국의 재산을 부도덕한 방법으로 취득했다고 비판한다.

금융거품이 극에 이르고 이를 유럽과 산유국,다른 나라에 전가하지 않으면 거품 붕괴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는 곧 달러 중심의 기존 국제 금융질서의 붕괴를 의미하며 과거의 질서가 붕괴되고 새로운 질서가 구축되기까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인류 모두에 커다란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지금 국제시장의 금값이 치솟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현금을 손에 쥐고도 그 가치를 믿을 수 없게 된 사람들이 화폐의 원래 목적은 사용가치가 있는 상품을 구매하는 데 있다는 상식으로 회귀해 앞다퉈 물질재화를 사들인다는 것.그 첫 번째 대상이 금이고 식량과 각종 소비품,내구재 등이 뒤따르게 된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지폐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악성 인플레이션이 미국을 덮칠 것이라고 그는 경고한다.

저자는 금융위기는 금융파생상품 거품과 글로벌 소비 위축으로 인한 실물경제 위기의 단계를 지나 달러 위주인 글로벌 지폐의 신용위기로 넘어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현행 금융질서의 붕괴와 회생 과정에서는 금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투자자들은 금을 매입해 핫머니에 맞서고,기업들도 핫머니의 유혹에 걸려들지 말라고 경고한다. 특히 국가는 핫머니의 자유로운 활동을 막고 금본위제를 실시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라고 강조한다. 위안화 절상도 하지 말아야 한다. 또 엘리트들은 서구식 금융미신에서 벗어나 정의감과 양심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원화의 미래》는 원화의 가치와 지난해 외환시장 불안의 원인,외환위기의 재발 가능성,외환시장과 주식 · 상품시장의 관계 등을 꼼꼼히 살핀 뒤 10년 뒤인 2019년의 원화가 어떻게 될지를 전망한다. 저자는 "일부에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휘를 의심하고 있지만 2009년 3월 현재 전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65%가 달러화로 채워져 있어 그 지위는 여전히 튼튼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것은 경제력,안정성,교환성,선진금융시장 등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또 2019년 원 · 달러 환율은 올해 여름 환율 수준(1200원)보다는 낮겠지만 1000원 수준까지는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