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옴니아2,애플 아이폰 등 80만~90만원대 고가 스마트폰을 2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KT가 아이폰 예약자에게 평균 50만원이 넘는 보조금을 주며 휴대폰 가격을 내려 팔자 SK텔레콤이 T옴니아2 보조금을 평균 60만원 수준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아이폰발(發) 스마트폰 판매 경쟁이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휴대폰 보조금 전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T옴니아2,아이폰보다 싸게 판다

SK텔레콤은 26일 T옴니아2 판매가격을 30만원가량 대폭 낮췄다. 휴대폰 구매자들에게 주는 보조금을 평균 60만원까지 높이면서 휴대폰 실구매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T옴니아2(8GB)의 출고가격은 92만4000원이다. 아이폰보다 10만원가량 비싸지만 이날부터 보조금이 늘어남에 따라 더 싸게 살 수 있게 됐다.

월 4만5000원을 내는 '올인원 45' 요금상품에 가입하면 T옴니아2를 24만원(월 휴대폰 할부금 1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약정,할부,요금상품 등 가입 조건에 따른 각종 혜택을 포함,68만4000원의 보조금을 받는 셈이다. 올인원45 상품에 가입하면 음성통화 200분,문자 200건,데이터 통화 500메가바이트(MB)의 무료 혜택을 준다.

기본료가 9만5000원인 올인원95(음성통화 1000분,문자 500건,데이터 통화 2GB 무료 제공)에 가입하면 90만원이 넘는 보조금을 받아 T옴니아2를 공짜로 받을 수도 있다.

아이폰이 촉발한 보조금 경쟁

SK텔레콤이 보조금을 대폭 올린 것은 KT 아이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KT가 지난 22일부터 평균 50만원대의 보조금을 주며 아이폰 가격을 내려 팔자 T옴니아2 가격을 이보다 더 낮은 수준까지 낮췄다.

28일 아이폰을 내놓을 KT는 월 4만5000원짜리 'i-라이트(무료통화 200분,문자 200건,데이터 통화 500MB 무료 제공)' 상품에 가입하면 출고가 81만4000원인 신형 3세대 아이폰(16GB)을 26만4000원(월 휴대폰 할부금 1만1000원)에 예약 판매하고 있다. 가입자에게 주는 보조금만 55만원이다. 기본료 9만5000원인 i-프리미엄에 가입하면 81만4000원의 보조금을 받아 16GB 용량의 아이폰을 공짜로 살 수 있다.

고가 스마트폰을 팔기 위한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휴대폰 가입자에게 주는 보조금 규모도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 5~6월 KT · KTF 합병을 앞두고 이통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정점에 달했을 때도 이통사들은 5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동원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이번에는 경쟁 초기부터 평균 6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는 경쟁상황에 따라 스마트폰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 정식 출시 후 가입자들의 반응에 따라 이통사들이 추가 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다.

LG텔레콤도 12월 초 아이폰 대응 상품인 '오즈옴니아'를 출시한다. KT · SK텔레콤 간 스마트폰 경쟁에 LG텔레콤까지 가세,3각 경쟁 체제가 예고됐다. LG텔레콤은 아직 보조금 규모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전략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판매경쟁이 아이폰을 판매하는 KT-애플 진영과 옴니아2를 판매하는 SK텔레콤 · LG텔레콤-삼성전자 간의 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며 "보조금 경쟁이 또다시 격화되면 이통사들의 수익악화 문제는 물론 요금인하를 유도하려는 정부 정책의 효과도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옴니아,애플의 아이폰에 이어 LG전자도 이르면 내년 초부터 스마트폰을 양산할 계획이어서 국내 통신업체들 간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한 보조금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