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숨겨진 글로벌 금융부실과 두바이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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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주 < 리서치센터장 삼성증권 >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가끔씩 "당분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할 때마다 투자자들은 용기를 내어 주식을 산다. '버냉키는 풀린 돈이 돌 때까지 기다릴 것이고,돈이 돌면 자산가격이 상승한 후 이를 바탕으로 소비가 회복될 것'이라고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물가상승 압력은 자산가격 상승기보다는 소비회복기로 접어들어야 구체화될 전망이어서 지금은 걱정 없이 자산가격 상승세를 즐길 수 있다는 눈치다.
한국의 산업구조는 일본과 비슷하게 맞물려 있다. 한국의 성장은 일본을 얼마나 넘어서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데 엔화절상이 심상치 않다. 많은 사람이 일본의 재정적자를 감안해 엔화가치 하락을 예상했지만 그 반대다. 설령 엔화절상 속도가 원화절상보다 느리더라도 일본 수출기업들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원화가 20% 절상되더라도 한국기업들은 수출채산성이 약화되는 데 그치지만 일본 기업들은 엔화가 10%만 추가 절상돼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엔화 강세는 다시금 한국의 수출기업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한다. 한국증시는 일본을 밟고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기분이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것은 지금의 세계 정책공조로 인한 균형이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G20(주요 20개국) 협력이 원만히 이뤄지고 있지만,정치인들은 기본적으로 자국의 고용을 위해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먼저 힘든 미국부터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소비 회복에 시동을 걸기 위해 재정 지출만으로는 역부족이고 결국 실업률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제조업을 육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 중국 위안화 절상 요구를 비롯한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이다.
만일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 수출업체들은 떨어지는 달러가치를 보상받기 위해 제품가격을 올려야 한다. 세계의 생산기지인 중국의 제품가격이 상승하면 그 만큼 세계적인 물가상승 압력을 제공하고 '출구전략' 시기는 앞당겨질 것이다. 한편 그동안 숨겨진 금융부실들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금융기능 위축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며 은행 건설 산업재 등의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다.
최근 불거진 두바이 사태를 보며 투자자들은 놀라고 있지만 사실 예견됐던 일이다. 그만큼 시장은 낙관적인 분위기에 취해 있었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
한국의 산업구조는 일본과 비슷하게 맞물려 있다. 한국의 성장은 일본을 얼마나 넘어서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데 엔화절상이 심상치 않다. 많은 사람이 일본의 재정적자를 감안해 엔화가치 하락을 예상했지만 그 반대다. 설령 엔화절상 속도가 원화절상보다 느리더라도 일본 수출기업들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원화가 20% 절상되더라도 한국기업들은 수출채산성이 약화되는 데 그치지만 일본 기업들은 엔화가 10%만 추가 절상돼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엔화 강세는 다시금 한국의 수출기업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한다. 한국증시는 일본을 밟고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기분이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것은 지금의 세계 정책공조로 인한 균형이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G20(주요 20개국) 협력이 원만히 이뤄지고 있지만,정치인들은 기본적으로 자국의 고용을 위해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먼저 힘든 미국부터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소비 회복에 시동을 걸기 위해 재정 지출만으로는 역부족이고 결국 실업률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제조업을 육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 중국 위안화 절상 요구를 비롯한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이다.
만일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 수출업체들은 떨어지는 달러가치를 보상받기 위해 제품가격을 올려야 한다. 세계의 생산기지인 중국의 제품가격이 상승하면 그 만큼 세계적인 물가상승 압력을 제공하고 '출구전략' 시기는 앞당겨질 것이다. 한편 그동안 숨겨진 금융부실들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금융기능 위축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며 은행 건설 산업재 등의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다.
최근 불거진 두바이 사태를 보며 투자자들은 놀라고 있지만 사실 예견됐던 일이다. 그만큼 시장은 낙관적인 분위기에 취해 있었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