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유독 짝수해에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던 제일기획이 내년에는 '짝수해 징크스'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며 주목받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일기획은 올 한 해 51.7%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두바이 쇼크'에 따른 증시 급락으로 제일기획도 3.43% 하락 마감했지만 장 초반엔 보합권을 지키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같은 탄탄한 주가흐름에 대해 금융위기 이후 올 2분기까지 얼어붙었던 광고경기가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 크지만 2000년 이후 계속된 홀수해 강세 흐름의 연장선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제일기획의 연간 등락률을 따져보면 2005년에 46.5% 급등했고,2007년에도 22.0% 뛰었다. 반면 짝수해인 2004년에는 13.0% 떨어졌고,2006년의 경우 4.7% 오르긴 했지만 상승폭이 미미했다. 2008년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30.8% 급락했다.

제일기획 주가의 이 같은 굴곡은 회사 매출의 50%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 비용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짝수 해에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많아 삼성전자의 광고 비용이 증가해 제일기획 실적도 호조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기대감이 선반영돼 홀수 해에 제일기획 주가가 강세를 보였지만 정작 짝수해에는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내년은 짝수해임에도 불구,과거와는 다른 안정된 주가흐름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 외에 각종 호재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최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휴대폰 세계 시장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데다 LG전자와의 LED 부문 경쟁 심화가 마케팅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제일기획의 이익모멘텀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내년에는 민영미디어렙 도입을 비롯한 방송광고 규제 완화와 종합편성채널 등장,IPTV 활성화 등이 예정돼 있어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