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하반기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공채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취업 시장의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다. 이제는 경력직들을 위한 시간이다. 매년 11~12월은 경력직 공채가 본격화되는 시기다. 직장인들로서는 이직을 통해 업그레이드를 시도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평소 얼마나 전문성을 길러 왔는지,자신의 몸값을 높여왔는지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경력 관리 노하우를 취업정보업체인 잡코리아가 소개한다.

경력 관리,빠른게 답

잡코리아는 경력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업무 수행능력과 성과,가치를 수치화한 연봉이 25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커리어 관리는 20대 후반,30대 초반부터 시작해야 한다. 30대 중반부터 차이가 나기 시작하며 40대에 시작하면 이미 늦다.

이직 대상으로 삼는 기업이 인생 목표에 맞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당장의 급여가 높은 것보다 추후 내 이력서에 굵직한 선을 그을 수 있는 회사가 좋다. 소위 뜬다는 업종이나 연봉이 높다는 회사에서 근무하더라도 5년,10년 후 내 목표와 전혀 다른 업무를 맡고 있다면 경력에 포함되지 않는다. 잦은 이직도 금물이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2~3년은 근무하는 것이 좋다. 물론 그동안 자기 계발은 끊임없이 이어 나가야 한다.

인맥을 쌓아두는 것은 좋은 무기가 된다. 인맥은 직장을 많이 옮겨 다닌다고 해서,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고 해서 저절로 쌓아지는 것은 아니다. 술자리를 찾아다니거나 끊임없이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보다는 자신과 관련된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활발한 활동을 해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회사 내에서도 재능 있는 사람들과 다양한 팀별 프로젝트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좀 더 체계적인 경력관리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면 헤드헌팅 업체에 의뢰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장 이직 계획이 없더라도 전문 컨설턴트의 상담을 받아 차근 차근 경력 관리를 해나갈 수 있다. 이력서 작성,면접,연봉협상 방법 등을 배우고 경력상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회가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다. 자신의 특정분야의 전문가라면 어느 회사를 가더라도 본인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리 직급을 달았을 때부터는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 전문분야로 키워 나가야 한다. 이때는 회사 외부 사람들과도 만나며 폭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관련 세미나 등에 참석하는 등 해당 직무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평소에 회사 매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새로운 업무처리 방식을 개발하고 추진하는 것도 향후 자신만의 커리어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영어,늦더라도 시작하자.

최근에는 경력직 채용에도 영어 능숙자를 우대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엉터리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가급적 정확한 의사전달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 영어 실력을 키우도록 하자.같은 일을 한다고 해도 영어 구사 능력에 따라 연봉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고 향후 자신이 택할 수 있는 희망 분야의 폭도 넓어진다. 물론 중국어나 일본어 등 제 2외국어 하나 정도를 준비해 둔다면 금상첨화다.

본인이 경영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면 MBA과정 도전도 해볼 만하다. 직장생활 3~4년차 정도 되면 준비에 나서 보자.최근에는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온라인 MBA 수강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다만 MBA라는 명칭을 내건 사설 학원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많은 만큼 정규 석사 학위인지를 잘 챙겨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기회도 평소에 찾아봐야 한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교육과정을 잘 활용하면 적은 금액으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전공,업무 등과 연관성이 높은 교육을 택해야 한다.

회사에서 팀장이나 사장에게 본인이 자기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센스도 필요하다. 현재 뜨고 있는 분야보다 교육이 끝난 후 6개월 또는 1년 안에 주목받을 수 있는 분야를 눈여겨 봐야 한다.

◆떠나야 할 때,남아 있어야 할 때

직장을 옮겨야 할 시기는 언제일까. 일반적으로 직장 3~5년차 정도라면 한번쯤 이직을 고려해 볼 만하다. 기업 문화에서 오는 고충,또는 직속 상사와의 관계 악화 등이 노력을 통해서도 풀리지 않는다면 차라리 떠나는 것이 좋다. 업무 능률은 더욱 떨어지고 스트레스도 점점 늘어만 가게 된다. 또 자신이 속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승진 등 발전 기회가 없다고 느끼면 과감히 이직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 편하다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안주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다만 연봉이나 수당 등 보상 부분에서 자신에 대한 평가가 불공정하다고 무작정 짐을 싸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사내에서 자기 자신의 위치와 역량 등을 냉정하게 돌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조건을 따라 이직을 감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승진 가능성이 높고 바라던 경력기회를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일단 머무르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하다. 현재 기업에서 직무와 관련한 교육을 지원해주거나 또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면 마무리될 때까지 남아있는 것이 좋다. 이러한 기술과 경험 습득은 자신의 커리어에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조직 내부에서 중요한 전략적인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을 때도 머무르면서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흑자전환 시기,또는 매각이나 상장 등을 거치는 시기에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때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쓸려 이직을 고려하기보다는 결과가 마무리될 때까지 전력투구해 자신의 가치를 부각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