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날] 현대중공업 150억弗탑…대우조선해양 100억弗탑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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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조선 · 해운 시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이 150억달러 수출탑을 받으며 선전했다. 작년보다 수출액은 22% 증가했다. 이 회사는 조선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로 해양 · 플랜트,엔진기계,전기전자시스템,건설장비 사업 등에도 진출해 세계적인 종합중공업 회사로 성장했다. 세계 1위인 조선사업부는 1985년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을 제친 이후 세계 조선업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46개국,244개 선사로부터 수주한 1380여척(특수선 제외)의 선박을 성공적으로 건조,인도했다. 약 3년 동안의 일거리에 해당하는 344척,380억달러 상당의 수주 잔량도 보유하고 있다. 엔진기계 부문에선 세계 대형엔진 시장의 35%를 점유하고 있다. 주 · 단조를 비롯한 최첨단 정밀가공 설비와 조립 · 시운전 설비를 보유,세계 최대 엔진 제작업체로 성장했다.
100억달러 수출탑은 대우조선해양에 돌아갔다. 올해 수출 실적은 작년보다 160%나 늘어났다. 이 회사는 기술력이 없으면 손댈 수 없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잠수함 등을 주로 건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작년 사상 최대인 11조746억원의 매출을 달성,세계 2위의 조선해양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대우조선해양은 한 조선소 안에 조선과 해양사업 분야가 함께 있다. 폭 120m까지 선박 건조가 가능한 드라이도크와 900t급 골리앗크레인을 사용할 수 있어 부유식 해양플랜트 완제품 건조에도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50억달러 수출탑은 현대오일뱅크가 받았다. 올해 석유 및 벙커C유 수출 규모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1964년 국내 최초 민간 정유사로 출발한 현대오일뱅크는 초저유황 연료유 생산을 위한 생산시설 투자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왔다.
30억달러 수출탑은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STX조선해양으로 각각 결정됐다. 현대미포조선의 수출 실적은 작년보다 32% 증가했다. 30여년간 쌓은 풍부한 선박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중형선박 제조사로 성장했다.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세계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 주력 선종 외의 LPG 운반선,자동차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컨테이너선 등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143%나 늘어났다. 지난해는 매출 3조7500억원과 영업이익 3500억원을 달성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STX조선해양의 수출 실적도 작년보다 54% 증가했다. 1973년 대동조선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2001년 STX그룹의 일원으로 새롭게 출범한 후 건조 생산성 향상,지속적인 기술혁신,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등을 추구해왔다. 이후 6년 만에 세계 4위의 조선업체로 자리잡았다. 앞으로 기존 중형선박 건조에서 탈피해 초대형 유조선(VLCC),대형 컨테이너선 등 수주에 주력할 방침이다.
LS니꼬동제련과 현대제철은 각각 20억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국내 유일의 동(銅)제련 업체인 LS니꼬동제련은 고품질의 기초 소재를 생산,공급해 국내 전기 · 전자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H형강,철근 등 수출 실적은 철강시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1953년 국내 첫 철강사로 설립된 이래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한진중공업과 OCI(옛 동양제철화학)는 각각 10억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한진중공업의 수출 실적은 작년보다 22% 증가했다. 폴리실리콘과 카폰블랙 등을 생산하는 OCI의 수출 실적은 작년보다 9% 늘어났다.
4억달러 수출탑을 받은 성진지오텍(대표 신언수)과 3억달러 수출탑을 차지한 에스에이엠티(대표 성재생) 등 떠오르는 중견 수출기업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산업기계와 열교환기가 주력 수출품목인 성진지오텍은 창업 30주년을 맞은 2012년 목표를 매출 1조원 클럽 진입에 맞추고 글로벌 에너지 종합중공업 기업을 향한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 필수설비인 부두를 비롯해 플랜트,조선 사업의 경험과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사업인 플랜트,발전,해양플랜트,철탑,담수 설비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대형 모듈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에스에이엠티는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어느 해보다 의미 있는 3억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에스에이엠티는 1990년 삼성물산 자회사로 시작해 1995년 분사했다. IMF를 맞으면서 기존 PC 유통에서 반도체 부품 기술 유통으로 주력사업을 바꿨다. 이후 국내 IT 산업 발전과 더불어 급속한 성장을 거듭했다. 홍콩 자회사(SaMT H.K.)를 통해 중국 시장에도 진출,아시아권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주요 공급사에는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삼성LED,AMD,AUK와 같은 세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망라돼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