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함께하는 1기업1나눔] (15) 남산·서울숲 비료 주고 넝쿨 제거…"그린아이디어 샘 솟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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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대림산업 '맑음나눔'
휴일마다 '1산1천1거리 가꾸기', 건설 노하우 활용해 효과 두 배
땀 흘리면 유대감 저절로 돈독…직원 가족·발주처 외국인도 동참
휴일마다 '1산1천1거리 가꾸기', 건설 노하우 활용해 효과 두 배
땀 흘리면 유대감 저절로 돈독…직원 가족·발주처 외국인도 동참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뚝섬 서울숲.날씨는 화창했지만 평일에다 쌀쌀한 추위가 겹쳐 인적이 드물었다. 총 115만여㎡에 이르는 초대형 공원은 그래서인지 더 썰렁해보였다.
그러나 이날 공원 한켠에 작업복을 입고 모여든 대림산업 직원 30여명은 "이런 날이 일하기에는 오히려 더 좋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시내 22개 현장에 흩어져 일하고 있는 이들은 이날만큼은 공사장이 아닌 서울숲에서 삽을 들었다.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공원 한켠에 심어져 있는 어린 나무들에 비료를 주는 것.뿌리가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할 수 있도록 나무 둘레에 적당한 깊이의 구덩이를 파고,그 안에 비료를 촘촘히 뿌려준 뒤 다시 흙으로 덮었다. 삽질은 빠르고 정확하게 하되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한 30분이 지났을까. 삽질만큼은 자신있다던 그들의 이마에 어느 새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다.
이날 행사의 홍일점이었던 손정순 대리(32 · 서초가락타워 설계팀)는 "서울을 푸르게 하는 데 작은 노력이나마 보탤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며 "요즘 친환경 건축물이 건설업계의 화두인데 이렇게 숲에 나와 일하다 보면 가끔씩 설계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청량리~덕소 전철 현장에서 근무 중인 백남주 차장(57)은 "함께 일하는 동료 직원들과 땀흘리다 보면 저절로 유대감이 생긴다"며 "현장별로 근황이 어떤지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도 있어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숲은 2003년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당초 골프장,승마장이던 뚝섬 일대를 녹지 공원화한 것으로 관리책임은 기본적으로 서울시가 담당한다. 서울숲 주변에는 서울시가 조성한 부분 외에 개인이나 회사 등 민간 차원에서 추가 확장한 녹지도 있다. 이에 대한 관리는 주로 환경 단체나 자원봉사자들이 맡고 있다.
환경단체인 '그린 트러스트'의 자원활동가 노미애씨(51)는 "환경 단체의 재정이나 자원봉사자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보니 항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대림산업은 경험이 풍부한 데다 건설업에서 쌓인 노하우를 활용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이 서울숲에서 실시한 이번 봉사 활동은 '1산 1천(川) 1거리 가꾸기'의 일환이다. 이 회사의 5대 나눔활동 중에서는 '맑음나눔'에 속한다. '맑음나눔'은 2005년부터 본사와 현장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이 참여해 환경을 개선하고 보호하고자 펼치는 활동이다. 환경 정화활동과 환경 생태교육,환경기금 기부 등이 '맑음나눔'에 해당한다.
이 중에서도 '1산 1천 1거리 가꾸기'는 '맑음나눔'의 가장 핵심적인 활동으로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실시하고 있다. 각 권역에 있는 산이나 공원,하천 등을 대상으로 하는 '1산 1천 가꾸기'는 분기별 1회,연 4회씩 진행한다. 주로 외래 · 덩굴식물 제거,나무 심기,수중 청소,등산로 정비 등을 펼친다. 대림산업의 전 직원이 최소한 1년에 한 번 이상씩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1거리 가꾸기'는 공사 현장 주변에 있는 거리 중 한곳을 자체적으로 지정해 매월 1회 실시한다. 현장에 파견돼 있는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며 현장 일정에 따라 꽃길 조성과 도로 청소 작업 등을 한다.
사회공헌 활동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대호 과장은 "대림산업의 공사 현장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와도 연계해 맑음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모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5대 나눔활동 중 가장 의미가 깊은 활동"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대상지는 권역별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거나 현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을 주로 선정한다"며 "서울에서는 남산과 서울숲이 주요 대상인데 특히 서울숲은 대림산업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한숲 e편한세상' 사업 현장과 가깝다는 사실 등이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서울 남산에서도 지난 7월 1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 행사를 가졌다. 김윤 본부장(부사장)을 비롯한 플랜트 사업본부 내 전체 임직원 및 가족이 모두 참가했다. 이들은 남산의 수목을 보호하기 위해 넝쿨과 잡초 제거,고사목 수거 등의 환경 정화활동을 펼쳤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발주처 관계자,6개국 출신의 외국인 직원도 자발적으로 동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림산업 외에도 은행 등 다양한 회사들이 남산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활동을 통해 나타나는 결과를 평가해 볼 때 아무래도 현장 감각이 탁월한 건설회사 직원이 가장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