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사진관'의 주인 강영호는 홍대 앞에 중세 드라큘라 성과 같은 건물을 짓길 원한다. 건축가를 찾던 그의 앞에 기묘한 남자가 나타난다.

창백한 피부와 야윈 입술,마치 뱀파이어와 같은 형상을 한 제이 킬이라는 남자는 강이 원하는 것 이상의 건물을 만들어낸다. 때마침 홍대 주변에서 이상한 살인사건이 연이어 벌어진다. 그러면서 드라큘라 성과 같은 강씨의 사진관으로 독특한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하나둘 속속 찾아온다.

《99》(살림 펴냄)는 소설가 김탁환씨와 사진 작가 강영호씨의 합동작업이 담겨 있는 장편 연작소설이다. 강씨의 사진과 김씨의 글이 한자리에 모여 기괴한 서울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소설에 강씨가 실명으로 등장하는 것이 암시하듯,소설은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듯하다. 지명 등 현실적인 배경에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교차한다.

책에 실린 강씨의 그로테스크한 사진은 사람에 따라 밤에 보면 헉 소리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유의할 것.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