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이후 여권 내에서 "청와대 참모들은 도대체 뭐하고 있느냐"는 질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을 전면에 세워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냐"는 지적과 함께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막대한 홍보예산을 투입했는데 정작 이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설명한 예산 편성의 당위성과 축적된 기술력조차도 제대로 국민에게 전달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의 경우 앞선 DJ · 노무현 정부에서도 43조 · 87조원을 들여 추진하려 했었고 당시 정치권에서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고 했다. 또 대운하를 현 정부 내에서 추진하지 않고 4대강과 연계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한편 수중보 설치로 인한 수질악화는 기술적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한 소장파 의원은 "MB정부 출범 이후 국정홍보처를 폐지하고 국정홍보라인을 청와대가 직접 챙겨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세종시와 4대강 사업은 청와대에서 총괄 추진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대통령 혼자 짐을 지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친이(친이명박)계의 한 중진의원은 "대통령 혼자 개인기로 국정을 꾸려가고 있다. 북풍한설에 대통령 혼자 서 있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을 '홍보맨'으로 만드는 측근 참모들은 지금까지 뭘 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도 여권 내 비판론이 팽배하다. 서울의 한 초선의원은 "정부 내에서 누구도 박근혜 전 대표 등 반대세력 설득에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박 전 대표의 집 앞에 일주일 내내 찾아갔는데 결국 거부당했다는 말을 들을 만한 의지와 정성을 가진 참모는 왜 없는가"라고 지적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정무 · 홍보 · 국정기획 등 청와대 참모들이 대통령을 늘 전면에 세워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는 행태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세종시 기존안을 왜 수정할 수밖에 없는지,4대강 사업의 효과 등에 대해 이 대통령이 상세히 전달했는데 보좌진들도 처음 듣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국민들은 오죽하겠느냐"면서 "보안 관계상 국정기획수석실 위주로 하다보니 수석실별로 소통이 제대로 안 된 측면이 있다"고 시인했다.

이준혁/홍영식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