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통치자는 지난 27일 아부다비 통치자이자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인 셰이크 칼리파를 만났다. 세계가 이들의 만남에 주목하고 있다.

두바이 현지 일간 걸프뉴스에 따르면 셰이크 모하메드는 이날 이슬람 명절 '이드 알 아드하'를 맞아 수도 아부다비에 있는 대통령궁을 전격 방문했다. 자세한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두바이의 채무상환 유예 방침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UAE는 아부다비 두바이 등 7개 토후국(에미리트)으로 구성된 느슨한 연방제 국가다. 각 토후국 군장(에미르)들은 모두 가까운 친인척 관계로 얽혀 있다. 특히 두바이를 지배하고 있는 알 막툼가와 아부다비의 알 나얀가는 혼맥으로 밀접하게 얽힌 관계이기도 하다.

UAE 대통령직은 통상 원유매장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아부다비의 막강한 경제력을 반영해 아부다비 군장이 맡아왔고,현재도 아부다비 군장인 칼리파 븐 자예드 알 나얀이 UAE 대통령을 겸임하고 있다.

그러나 1970년대 왕자 · 왕세제 시절부터 거침없는 개혁 행보로 두바이를 변모시켜 온 셰이크 모하메드는 이런 아부다비 주도 정치 · 경제 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왔던 인물이다. 한동안 두바이가 UAE의 얼굴로 부상하며 아부다비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실제 중동의 금융허브 자리를 놓고 두 도시 간 노골적인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 원유시장을 대표하는 두바이유는 사실 아부다비유"라는 말처럼 산유량이 적은 두바이로선 아부다비에 다시 손을 벌리는 신세가 됐다. 이제 세계의 관심은"큰형(아부다비)이 밖으로 나돌던 동생(두바이)을 버리지 않을 것인가"에 쏠려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