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이번 주 개최할 올해의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은 삼성전자 DMC(완제품) 부문의 축제가 될 전망이다. DMC부문은 특별상을 제외한 기술상,공적상,디자인상 수상자 6명 중 4명을 배출했다. TV와 휴대폰 생산 및 판매를 담당하는 해외법인의 책임자도 포함됐다. 특별상은 인천대교 건설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돌아갔다.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들은 5000만원의 상금과 1직급 특별승진 혜택을 받는다.

◆세계를 석권한 TV부문의 강세

삼성그룹이 가장 중점을 두는 기술상은 모두 차세대 TV 개발 주역들에게 돌아갔다. 세계 최초로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개발과 양산에 성공한 김성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상무와 차세대 TV인 SED TV 개발에 성공한 안윤순 삼성전자 수석(부장)이 주인공이다. 김 상무는 현재 세계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는 소형 AM OLED는 물론 TV용 대형 패널 개발도 담당했다.

안 수석이 개발에 성공한 SED TV는 '브라운관(CRT) TV의 귀환'으로 불릴 만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차세대 제품이다. 브라운관 TV의 장점인 자연스러운 화면과 빠른 응답속도에 LCD TV의 장점인 대형 화면과 얇은 두께를 결합시킨 TV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경기 등을 LCD TV로 보면 빠른 화면에는 잔상이 남지만,SED TV는 브라운관 TV와 똑같은 원리로 만들어져 잔상이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TV 구조도 전면,후면 유리기판 2개만 들어가는 단순한 구조여서 두께가 얇고 전력 소모도 적다는 게 장점이다.

TV부문은 기술상뿐 아니라 공적상도 수상했다. 세계 최대의 TV시장인 북미에서 삼성전자가 1위에 오를 수 있도록 제품을 생산한 삼성전자 멕시코생산법인(SAMEX) 한명섭 법인장(상무)이 이 상을 받았다. 멕시코 북미지역에 팔리고 있는 제품 대부분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다.

삼성전자 프랑스 현지법인에서 휴대폰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필립 바틀레 부사장도 공적상을 받았다. 바틀레 부사장은 삼성전자 휴대폰이 현지 시장점유율 40%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노키아를 제치고 단일 시장 1위에 오른 공로를 인정받았다.

◆소재 국산화에 기여한 MLCC 높은 평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발전시킨 삼성전기의 이정수 수석도 공적상을 받는다.

MLCC는 전자제품 내에 전류가 흐르도록 하는 부품이다. 와인잔 한 잔에 가득 채우면 1억원이 넘을 정도로 비싸다. 1990년대 초 일본 업체들이 석권하던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기는 고용량 제품 개발에 잇따라 성공하며 최근 세계 2위 업체로 부상했다.

이 수석은 고용량 제품 개발의 주역이다. 삼성전기는 반도체처럼 경쟁업체에 비해 6개월~1년 빨리 고사양 제품을 내는 전략으로 세계 1위를 노리고 있다.

디자인상은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BD-P4600을 디자인한 삼성전자 김재형 책임(차장)에게 돌아갔다. 이 제품은 삼성 파브 LED TV와 같은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으로 벽에 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제품이 디스크 플레이어를 인테리어 용품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했다.

특별상은 영종도와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21.38㎞의 인천대교 건설 프로젝트팀이 받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 다리 건설을 통해 아파트뿐 아니라 토목부문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