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우리 회사의 경영비전이요? 노는 사원이 많은 회사죠. 삶의 여유가 넘치고 회사 구성원과 가족 모두가 행복한 회사,그래서 돈도 잘 버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

신용카드 · 전자결제시스템 서비스 업체 ㈜나스텍(www.nastech.co.kr)의 이성기 대표는 '노는 사원'이 회사를 살리는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보통의 CEO들이 들으면 펄쩍 뛸 소리지만 그 행간에 숨어있는 뜻은 깊다.

"여유시간이 많은 사원들이 사고도 창의적으로 합니다. 그런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수익이 창출되죠."

다음 '행복더하기카페'(cafe.daum.net/heiheihei)의 카페지기이기도한 이 대표는 집무실을 따로 두지 않을 정도로 업무상 불필요한 절차나 형식들은 과감히 없애 효율성을 높였다.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바로 자신의 집무실이 되는 셈이다. 또 각 부서와 개인의 역할을 명확히 부여하고 주어진 시간에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사원들에게 항상 '자기 역량 100% 미만의 업무 부하를 유지하라'고 주문합니다. 그리고 남은 여유시간은 과거에 대한 기록과 점검,현재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계획의 용도로 쓰라고 하죠."

이 대표가 처음부터 이러한 경영방식을 택했던 것은 아니다. 1996년 회사 설립 때부터 2003년까지는 적당히 유지되고 있는 '평범한 회사'였다. 변화의 계기는 2004년 찾아온 파산의 위기였다. "2003년 금강산 전자화폐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대북 사업에 뛰어들면서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사업체를 유지하기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당시 금강산관광과 관련해서 벌어진 특별한 사건들을 탓했었죠. 알고 보니 우리 회사,아니 나 자신의 문제였어요. "

2004년 말 채권자들을 설득해 1년의 기회를 얻은 그는 곧 경영철학을 수정해 사원들과의 '소통경영'에 집중했고,'더 나음'을 위한 변화를 계속 시도했다. 그 결과 회사는 2005년 말 새로운 개념인 신용카드 정산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시 안정을 찾았다. 2006년부터 여러 대학들과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편,전공과목 강의로 바삐 보냈던 이 대표는 학생들의 멘토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 이를 통한 인력 양성은 물론 전문 분야와 무관한 전혀 새로운 사업 분야의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2007년에는 개성공단 'K-CASH' 전자화폐시스템을 개발했고,이듬해 연구소를 설립했다. 올 9월에는 이노비즈 인증도 받았다.

"부진과 재기를 겪으면서 이전과는 다른 경영관을 갖게 됐다"는 이 대표. 역경을 통해 강점을 찾은 ㈜나스텍이 또 어떤 '성공신화'를 쓸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