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출판사에서 펴내는 뉴옥스퍼드 어메리칸사전이 보름전인 지난달 16일 '언프렌드(Unfriend)'라는 인터넷용어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해 눈길을 모은 일이 있습니다.
'언프렌드'는 알려지다시피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페이스북 등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목록에서 친구를 삭제하다"는 뜻을 담았다고 하지요.
한국식이라면 사이좋은 싸이월드에서 1촌에서 빼버린다는 의미일 거고요.
이번 옥스퍼드 사전의 올해의 단어 선정에선 '언프렌드' 외에 정보통신 경제 정치 시사 등 분야에서 여러 가지 최신 단어들이 경합을 벌였다고 합니다.
특히 후보 중에는 최첨단 문명이기인 휴대폰과 관련한 두 개의 단어가 포함돼 있었다고 하는데요.
하나는 운전 중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주의가 산만해진다는 의미를 가진 '인텍스티케이티드(intexticated-문자에 취한)'입니다. 이는 '인톡시케이티드(intoxicated-술 취한)'에서 본 따온 것이라고 하고요.
또 다른 휴대폰 관련 단어는 인간 본능이자 훔쳐보기의 밑바닥에 놓인 Sex에서 파생된 '섹스팅(sexting)'입니다.
이 단어는 성적으로 노골적인 내용의 텍스트나 사진을 휴대폰으로 보낸다는 의미를 가졌다고 합니다.
섹스팅이란 이 단어가 최근 며칠 사이 사람들의 입에 새삼스럽게 오르내리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계기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자신 저택 근처에서 새벽 2시에 자동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 사건에서 비롯하고 있다고 하고요.
이 사건은 우즈가 경찰 출두 조차도 거부한 채 굳게 입을 다물고 있어 자초지종이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황색 언론의 추적을 통해 사건의 개요가 하나씩 하나씩 거풀이 벗겨지며 대충의 그림이 맞춰지고 있지요.
최근 이들을 통해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이날 교통사고는 평소 성실한 가장으로 이미지를 쌓아온 타이거 우즈가 레이첼이라는 뉴욕의 한 클럽 호스티스 출신 여성과의 외도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한 언론은 레이첼의 친구 말을 인용해 우즈와 레이첼이 휴대폰으로 이른바 '섹스팅'을 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우즈는 그녀에게 수시로 "무얼 입고 있느냐, 나랑 무얼 하고 싶냐, 내가 무엇을 해줄까"라고 쓰기에도 낯 간지러운 문자를 보냈다는 게 이 언론의 전언입니다.
이에 따라 '섹스팅'이라는 단어가 일반인들에게도 급속하게 인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즈 교통사고가 한달 정도만 먼저 터졌어도 옥스퍼드 사전의 올해의 단어로 '섹스팅'이 등극하는데 무리가 없었을 듯 하다는 느낌입니다.
어쨌든 타이거 우즈로선 소띠 해인 2009년이 뭐가 안풀리는 해로 꼽힐 것 같습니다.
한해 네 차례만 열리는 미국 PGA투어의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까닭입니다.
더욱이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선 한국의 양용은 선수에게 마지막 라운드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역전불패의 신화마저 깨지는 비운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에다 이번에 외도 구설수로 '섹스팅'이라는 단어가 널리 알려지도록 한 장본인이란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까지 입게 생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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