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살인 혐의 아내 구하는 엣지있는 형사役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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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일 개봉 '시크릿' 주연맡은 차승원
자르르한 머릿기름에 근사한 콧수염,날렵한 수트까지 걸친 세련된 형사.배우 차승원씨(39)는 3일 개봉하는 윤재구 감독의 스릴러 '시크릿'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찾는다. 흥행작 '신라의 달밤''광복절특사''선생 김봉두''이장과 군수' 등에서 '차승원표 코믹 연기'를 과시했던 그의 연기 대변신.그는 이 영화에서 조폭 부두목이 살해된 현장에서 아내의 흔적을 발견해 증거은닉을 시도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삼청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현실성을 적당히 무시해도 될 만한 영화예요. 살인혐의를 받는 아내란 설정은 재미있지만 사실적인 소재라고는 할 수 없거든요. 게다가 주인공은 아내에 대한 죄책감으로 수사 도중 이성을 점점 잃어갑니다. 기존 형사들처럼 친근함을 강조했더라면 어울리지 않았을 거예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 너무 스타일리시하다고 비판할 정도로 새로운 형사를 창조했습니다. "
'공공의 적'의 설경구,'살인의 추억'의 송강호,'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박중훈 등 대표적인 형사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콧수염을 길렀다. 다만 다듬지 않은 탓에 '삐죽삐죽' 솟아 오히려 기르지 않은 듯 보였다. 또한 이들은 허름한 점퍼를 입고 수사에 독하게 매진하는 근성을 지녔다.
"제 배역은 불륜을 저지르고 싶을 만큼 성적 매력이 있는 형사예요. 캐릭터를 차별화하기 위해 지저분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수염을 기르기도 했어요. 헐렁한 점퍼 대신 3벌의 검정색 수트도 선택했고요. 원래 (제가) 직업 모델 출신인 데다 수트에 라인까지 붙으니 패셔너블해 보이는 게 당연하지요. "
그는 현재 촬영 중인 사극 영화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의 조선시대 민중영웅 역할에도 이런 자연스런 수염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사극에서 으레 수염을 붙이던 관행이 인위적이란 인식 때문이다.
"옛 사람들이 모두 긴 수염을 길렀을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어요. 오히려 나이에 맞게 적당히 길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수염에 대한 시각이 이처럼 변했습니다. "
그의 형사 배역은 이런 외형상 특징 외에도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 영화 최초로 '증거은닉'을 시도한다. 역대 인기 형사 캐릭터들은 비록 부패했지만 수사를 이런 식으로 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형사들은 먹고 살기 위해 부정을 저질렀지만 종국에는 악을 응징하는 주인공이었죠.그러나 이 영화는 권선징악으로 마무리짓지 않아요. 형사는 자신의 실수로 아이를 잃게 한 자책감으로 우왕좌왕합니다. 도덕적으로는 나쁘지만 관객들의 동정을 얻을 것으로 봅니다. 현실에서 제가 그런 상황에 부닥친다면 사리판단을 더 못할지도 모르죠."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자신에게 들어온 시나리오의 90%가 스릴러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야말로 한국 영화시장은 스릴러 붐이란다. 스릴러는 연기 패턴도 코미디와는 다르다고 했다.
"스릴러가 코미디보다는 한결 쉬웠어요. 코미디는 별다른 장난감을 주지 않고 배우에게 놀도록(연기하도록) 요구하는 식이죠.반면 스릴러는 미끄럼틀과 블록 등 장치들이 많은 데서 놀도록 요구하니까 틀에 맞춰 연기하면 됩니다. "
그는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 촬영이 끝나면 한국 전쟁영화 '포화 속으로'에 출연,또 한 차례 변신한다.
"우리 나이로 불혹이라는 마흔입니다. 새 장르를 선택하고도 후회하지 않는 배우,저 배우가 저런 것도 잘 어울리네란 소리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명작을 하나 남기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노력하겠습니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현실성을 적당히 무시해도 될 만한 영화예요. 살인혐의를 받는 아내란 설정은 재미있지만 사실적인 소재라고는 할 수 없거든요. 게다가 주인공은 아내에 대한 죄책감으로 수사 도중 이성을 점점 잃어갑니다. 기존 형사들처럼 친근함을 강조했더라면 어울리지 않았을 거예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 너무 스타일리시하다고 비판할 정도로 새로운 형사를 창조했습니다. "
'공공의 적'의 설경구,'살인의 추억'의 송강호,'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박중훈 등 대표적인 형사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콧수염을 길렀다. 다만 다듬지 않은 탓에 '삐죽삐죽' 솟아 오히려 기르지 않은 듯 보였다. 또한 이들은 허름한 점퍼를 입고 수사에 독하게 매진하는 근성을 지녔다.
"제 배역은 불륜을 저지르고 싶을 만큼 성적 매력이 있는 형사예요. 캐릭터를 차별화하기 위해 지저분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수염을 기르기도 했어요. 헐렁한 점퍼 대신 3벌의 검정색 수트도 선택했고요. 원래 (제가) 직업 모델 출신인 데다 수트에 라인까지 붙으니 패셔너블해 보이는 게 당연하지요. "
그는 현재 촬영 중인 사극 영화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의 조선시대 민중영웅 역할에도 이런 자연스런 수염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사극에서 으레 수염을 붙이던 관행이 인위적이란 인식 때문이다.
"옛 사람들이 모두 긴 수염을 길렀을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어요. 오히려 나이에 맞게 적당히 길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수염에 대한 시각이 이처럼 변했습니다. "
그의 형사 배역은 이런 외형상 특징 외에도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 영화 최초로 '증거은닉'을 시도한다. 역대 인기 형사 캐릭터들은 비록 부패했지만 수사를 이런 식으로 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형사들은 먹고 살기 위해 부정을 저질렀지만 종국에는 악을 응징하는 주인공이었죠.그러나 이 영화는 권선징악으로 마무리짓지 않아요. 형사는 자신의 실수로 아이를 잃게 한 자책감으로 우왕좌왕합니다. 도덕적으로는 나쁘지만 관객들의 동정을 얻을 것으로 봅니다. 현실에서 제가 그런 상황에 부닥친다면 사리판단을 더 못할지도 모르죠."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자신에게 들어온 시나리오의 90%가 스릴러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야말로 한국 영화시장은 스릴러 붐이란다. 스릴러는 연기 패턴도 코미디와는 다르다고 했다.
"스릴러가 코미디보다는 한결 쉬웠어요. 코미디는 별다른 장난감을 주지 않고 배우에게 놀도록(연기하도록) 요구하는 식이죠.반면 스릴러는 미끄럼틀과 블록 등 장치들이 많은 데서 놀도록 요구하니까 틀에 맞춰 연기하면 됩니다. "
그는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 촬영이 끝나면 한국 전쟁영화 '포화 속으로'에 출연,또 한 차례 변신한다.
"우리 나이로 불혹이라는 마흔입니다. 새 장르를 선택하고도 후회하지 않는 배우,저 배우가 저런 것도 잘 어울리네란 소리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명작을 하나 남기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노력하겠습니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