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도전과 성취(上)] 섬유‥'철보다 강한 실'…산업용 섬유로 제2의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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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국제신발섬유패션전시회'. 섬유업체 DSR는 전시회에서 폴리에틸렌(PE)을 원료로 만든 강화섬유 '수퍼맥스' 를 내놓았다.철강 와이어보다 10배 이상 인장강도가 높은 이 제품은 직경 20㎝짜리 제품으로 1300t의 무게까지 들어올릴 수 있다.
선박용 로프로 만들 경우 무게가 기존 철강로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선박용로프만으로 연간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산업용 섬유의 가능성이 얼마나 무궁무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 섬유업계에 '2009년' 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있다. 산업용 섬유로 제2의 도약을 꿈꿀수 있다는 잠재성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물론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섬유업체들도 아라미드, 나노섬유 등 신(新)섬유제품들을 내놓고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탄소섬유,나노섬유,슈퍼섬유,친환경 섬유 등을 아우르는 신섬유는 이미 '실(絲)'의 영역을 벗어난 지 오래다. 기존 소재보다 더 가늘고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훨씬 높아진 신섬유는 철강, 목재, 시멘트 등을 대신하는 첨단 소재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효성과 휴비스는 올해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섭씨 400도 이상의 고열을 견딜 수 있어 소방복 등으로 쓰인다. 휴비스는 또 옥수수와 코코넛을 원료로 한 친환경 섬유를 개발하고 스포츠 의류업체를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 중견·중소기업들의 활약도 눈부시. 경남 밀양의 한국화이바는 지난 8월 전남 고흥에서 발사한 나로호의 '페어링(fairing·발사체 상단의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 을 제작해 관심을 모았다.
알루미늄소 재보다 가볍고 고열을 견딜 수 있는 탄소섬유로 만든 제품이다.
부산 사하구의 중소 섬유업체 동양제강은 초경량 슈퍼섬유인 UHMWPE(초고분 자량 폴리에틸렌) '미라클(기적)' 섬유를 개발했다. 이 섬유는 철강 와이어보다 10배이상 인장 강도가 높다.
각국의 신섬유 소비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의 섬유소비 중 70%는 신섬유를 중심으로 한 산업용 섬유가 차지한다. 일본과 유럽의 산업용 섬유비 중도 각각 69%와 59%에 달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신섬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정도에 불과하다.김인수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홍보팀장은 "올해 국내 섬유업체들의 개발성과를 발판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욱 확대된다면 내년부터더욱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