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災 낀 영국 경제…'두바이 쇼크' 최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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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弗 물려…은행권 2차 위기
그리스 이어 부채 블랙리스트
모건스탠리 "AAA등급 위험"
그리스 이어 부채 블랙리스트
모건스탠리 "AAA등급 위험"
영국이 올 겨울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를 맞게 됐다. 영국 경제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유일하게 올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경기침체의 늪에서 여전히 허우적대고 있는 데다 재정적자 규모도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최근엔 두바이 쇼크까지 겹치면서 경제가 '삼재(三災)'에 빠진 상태다. 일각에선 영국이 두바이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G10 가운데 채무위기 1순위
국가 재정이 악화되면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영국도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영국이 주요 10개국(G10) 중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로 채무위기에 직면할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올해 영국의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11.6%와 68.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가신용등급 강등 조짐이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영국이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 지지를 확보한 다수당을 내지 못하면 정책 혼선으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키워 현재의 'AAA' 신용등급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대규모 재정적자로 'AAA'등급 가운데 가장 먼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국가로 영국을 지목했고,S&P는 올해 영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GDP 대비 12.4%로 확대될 것이란 극단적 전망까지 내놓았다.
눈덩이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 정부의 국채 발행과 투자자들의 국채 투매로 시장에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국채 가격이 곤두박질(수익률 급등)한다. 이는 곧 정부 이자 부담과 시중금리를 높여 투자와 소비를 위축,경제를 다시 수렁에 빠트리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 국채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70bp(1bp=0.01%포인트)까지 급등하며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초라한 올 3분기 성장률도 영국 경제의 한파가 여전함을 실감케 한다. 영국 국가통계국(ONS)에 따르면 영국의 3분기 성장률은 -0.3%(전 분기 대비)로 금융위기가 터진 작년 3분기(-0.7%) 이래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독일(0.7%) 프랑스(0.3%) 미국(0.9%)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3분기 플러스 성장한 것과 대조적으로 영국은 아직도 침체 상태다.
콜린 엘리스 다이와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나마 이만큼의 성장률도 영국 정부의 막대한 경기부양 효과에 힘입은 것"이라며 "폐차 보조금제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소비 위축으로 경제가 더 나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쇼크까지
두바이 쇼크도 영국 경제의 뇌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지난달 말 채무유예 신청을 한 두바이월드에 물린 영국 은행들의 채권 규모가 총 50억달러로 해외 채권단 가운데 최대라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정부로부터 336억파운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고 국유화(정부 지분 70%)된 RBS(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채권 규모는 10억~2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최악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이 추산한 RBS의 아랍에미리트(UAE) 채권 규모는 22억달러에 달한다. 로이즈뱅킹그룹 스탠다드차타드 HSBC 등 다른 영국계 금융사들은 두바이월드에 약 10억달러씩 채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차 금융위기 우려를 키우고 있다.
FT는 두바이월드의 260억달러 규모 채무조정으로 RBS의 실제 노출 규모는 7억달러,스탠다드차타드는 3억5000만달러가량으로 줄어들지만 15개 채권단 가운데 영국계 금융사가 가장 많이 연관돼 있어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주요 금융사들이 정부 구제금융을 되갚는 등 금융위기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것과는 달리 영국은 최근 RBS 등에 2차 구제금융(255억파운드)을 지원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
◆G10 가운데 채무위기 1순위
국가 재정이 악화되면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영국도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영국이 주요 10개국(G10) 중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로 채무위기에 직면할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올해 영국의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11.6%와 68.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가신용등급 강등 조짐이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영국이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 지지를 확보한 다수당을 내지 못하면 정책 혼선으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키워 현재의 'AAA' 신용등급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대규모 재정적자로 'AAA'등급 가운데 가장 먼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국가로 영국을 지목했고,S&P는 올해 영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GDP 대비 12.4%로 확대될 것이란 극단적 전망까지 내놓았다.
눈덩이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 정부의 국채 발행과 투자자들의 국채 투매로 시장에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국채 가격이 곤두박질(수익률 급등)한다. 이는 곧 정부 이자 부담과 시중금리를 높여 투자와 소비를 위축,경제를 다시 수렁에 빠트리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 국채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70bp(1bp=0.01%포인트)까지 급등하며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초라한 올 3분기 성장률도 영국 경제의 한파가 여전함을 실감케 한다. 영국 국가통계국(ONS)에 따르면 영국의 3분기 성장률은 -0.3%(전 분기 대비)로 금융위기가 터진 작년 3분기(-0.7%) 이래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독일(0.7%) 프랑스(0.3%) 미국(0.9%)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3분기 플러스 성장한 것과 대조적으로 영국은 아직도 침체 상태다.
콜린 엘리스 다이와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나마 이만큼의 성장률도 영국 정부의 막대한 경기부양 효과에 힘입은 것"이라며 "폐차 보조금제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소비 위축으로 경제가 더 나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쇼크까지
두바이 쇼크도 영국 경제의 뇌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지난달 말 채무유예 신청을 한 두바이월드에 물린 영국 은행들의 채권 규모가 총 50억달러로 해외 채권단 가운데 최대라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정부로부터 336억파운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고 국유화(정부 지분 70%)된 RBS(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채권 규모는 10억~2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최악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이 추산한 RBS의 아랍에미리트(UAE) 채권 규모는 22억달러에 달한다. 로이즈뱅킹그룹 스탠다드차타드 HSBC 등 다른 영국계 금융사들은 두바이월드에 약 10억달러씩 채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차 금융위기 우려를 키우고 있다.
FT는 두바이월드의 260억달러 규모 채무조정으로 RBS의 실제 노출 규모는 7억달러,스탠다드차타드는 3억5000만달러가량으로 줄어들지만 15개 채권단 가운데 영국계 금융사가 가장 많이 연관돼 있어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주요 금융사들이 정부 구제금융을 되갚는 등 금융위기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것과는 달리 영국은 최근 RBS 등에 2차 구제금융(255억파운드)을 지원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